막내가 동물을 좋아해서 펫 관련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자주 보게 되는데 특히나 개가 이상한 행동을 할 때 개 행동 전문가들이 그것을 치유하고 해결하는 걸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는 드는 생각이..
'저 사람은 정말 개다. 어떻게 사람이 개마음을 저리 잘 알까?'
필자의 오랜 고객분이 신년인사 겸 오셔서 필자에게 재미있는 제안을 하나 하신다.
'대표님도 그런 거 하나 하시죠?'
'어떤 거요?'
'동물농장 같은 프로 보면 개나 다른 동물들 습관 고치는 코너 있잖아요. 그런 거요.'
'에이. 동물전문가들 많은데 제가 어떻게? 하하.'
'아뇨. 동물 말고.. 사람이요.'
'사람요?'
'예. 사람. 골목식당 같은 프로 보면 식당 주인들 싹 바꿔놓고 하잖아요. 백종원이. 대표님이 그런 거 하시면 대박일 거 같은데.. 저희 아들 30년 습관도 한방에 고쳐놓으시고 제 친구들도 그렇고...'
'하하하. 사람은 동물처럼 못 고쳐요.'
'제 아들이랑 친구넘들은 고치셨잖아요.'
'그건 제가 고친 게 아니고 사장님 돈이 고친 거예요.'
'돈요?'
'예. 돈... 전 그냥 사장님의 돈과 역학관계에 있는 아들한테.. 아버지 돈이니깐 가만있어도 그냥 내 거겠거니 하는 생각을 사장님의 행동을 조정해서... 아들한테.. 나한테 안 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불안감을 조성하게 도와드린 것 밖에 없어요. 친구분도 마찬가지죠. 몇십 년 동안 먹혀왔던 공식, 그러니깐 자기가 필요하면 사장님이 언제나 도와주시는 그런 공식을 깨게 만들어 드린 거죠. 그러니깐 아드님이나 친구분은 사장님이 아니었으면 저도 어떻게 할 방법 없는 거죠.'
'아. 그래도 그거라도 알려주는 프로 하면 좋을 거 같은데?'
'하하. 사람이 영화나 소설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지긴 사실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런 사람도 있잖아요.'
'있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정말 의지가 대단한 사람들인 거고 그렇게 변할 수 있는 인자를 원래 가지고 있었거나 원래 그런 사람들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었다고 봐요.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변할 수는 없는 거고 그렇게 변한 사람들도 변한 후에도 엄청 노력하고 있으니 그게 유지된다고 봐야죠. 사람은 한 20년은 해야 인이 박히거든요. 다시 못 되돌리는... 20년이 되기 전엔 항상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거죠. 아무리 드라마틱하게 변화를 한 사람이라도...'
'그럼.. 아들이나 친구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나요?'
'사장님이 재력만 유지하시면 돌아올 일 없게 제가 컨설팅해드렸으니.. 그냥 돌아오는 일은 없을 거예요. 보통의 경우 사람이 안 변하는 이유가 항상 대안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사회 분위기도 한몫하고요.'
'사회 분위기요?'
'예. 다 잘될 거야.. 하는 사회 분위기요. 사람이 다 잘될 거란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막연한 기대를 가져요. 그렇게 가지는 막연한 기대는 아주 좋은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요. 그런데 그 잘되거란 말만 믿고 낙천주의로 흐르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사주로 보면 30% 정도? 대충 살아도 끝내 다 잘될 거란 희망, 기대.. 그런 걸 가지고 정말 대충 살아요. 그냥 대충 살아도 잘된단 말이 그냥 말 뿐이란 걸 정말 꿈에도 모르는 사람들이죠. 근데 이 사람들도 자기가 잘 안될 것 같다는 느낌과 정황을 마구 느낄 수밖에 없죠. 그래서 불안하니깐 자꾸 남들을 둘러봐요. 그러다 보면 그런 사람만 눈에 보여요.'
'어떤 사람요?'
'정말 대충 산 것 같았는데 잘 되어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겠지 하며 또 그 낙천주의를 더 키우게 되죠. 그런데 그게 안되면 이제 이유를 찾게 돼요. 왜 나만 잘 안 되는 가를...'
'정말 아무것도 안 해서 안된 건데 무슨 이유를 찾아요?'
'그렇죠. 그게 맞는데..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서 찾게 돼요. 남들은 다 잘되는데 자신만 잘 안 되는 건 나 아닌 다른 사람이나 사회가 문제다.. 이렇게.. 그래서 그렇게 된 이유가 다양하게 나오죠.'
'뭐 억지로 찾고 핑계까지 만들어 낸다면 많이 나오겠네요.'
'전 그게 일베도 낳았고 극우 꼴통 유튜버들도 낳았다고 봐요. 핑계를 나누고 알리고 싶은 사람들.. 한마디로 루저라고 불러야 하는 계층이 탄생한 거예요. 요샌 극진보나 입진보들도 유튜버가 되면서 하나의 계층화를 시도하는 것 같고.. 진보를 가장한 진중권 같은 애들도 새로운 박쥐 짓을 시도하고 있죠.'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한국만 그런 사람들이 있는 건 또 아니니.'
'그렇죠. 그런 것들이 생긴 이유가 참 재미있는 게.. 중국이나 북한엔 그런 애들이 못 생겨나요. 러시아도 힘들고..'
'그건 왜 그렇죠?'
'중국이랑 북한은 그런 짓 하면 그냥 죽여버리죠. 러시아는 대놓고는 그러질 못하지만 그래도 가두긴 해요. 그래서 텔레그램 개발자가 망명해서 도망 다니고 있는 거고...'
'아하. 텔레그램.'
'그 개발자는 러시아 정부에 대항한 거니깐 꼴통들과 전혀 다른 급이지만 어쨌든 정부에 반하는 발언 차제를 못하는 나라에선 그런 것들이 존재할 수가 없는 거죠.'
'웃프네요.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니.. 등에 칼 꽂고 돈 벌고 한다는 게...'
'그래서 정말 나쁜 놈들이죠. 그렇게 선동하면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걸 아니깐 국민을 속이는 걸 알면서도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대중의 시선을 끌어들이고 더 많은 돈을 벌고.. 그게 점점 더 심해지니깐...'
'그럼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게 안된다고 저렇게 유튜버가 되거나 유튜버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면 나라는 어떻게 되나요? 큰일인데...'
'그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그렇게 될 사람은 멕시멈 30%라고.. 꼴통 30%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게 슬프지만.. 그것들이 나라를 뒤흔들진 못해요. 점점 더 고립되죠. 그런 것들은...'
'그래도 적은 수가 아니라 걱정은 되네요.'
'하하하. 이젠 한국도 선진국이에요. 교육 수준도 충분하고요. 그러니 70%의 노력해서 자기 것을 얻고 성취해가는 분들은 크게 분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70%에 속하는 사람은 그래도 좀 변하고 하겠네요?'
'그분들도 잘 변하지는 않아요. 인간이니깐... 하지만 그래도 노력은 하죠. 그래서 한우물만 파서 성공하는 분이 나오기도 하고 하는 거죠.'
'인간은 잘 안 변한다...'
'예. 그게 인간을 보는 대전제예요. 인간은 원래 혼자였고, 그래서 고독하고, 또 그래서 자신에 대해서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죠.'
'자신에 대해서까지 의심해요?'
'하하. 사장님은 자신에 대해 의심 안 하세요?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도 의심이고 내가 왜 이렇지? 도 의심이죠. 또 어떤 행동을 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할 때도 무서워지죠. 또 원하지 않는 다른 결과가 나오면 어쩌지? 하고요. 그런 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이죠.'
'그러네요.'
'그러니 변하기도 힘든 거예요. 맨날 하는 행동을 해도 결과가 불확실한데 변화까지 주기는 너무 무서운 거죠.'
'그럼. 변화를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용기를 낸 거네요.'
'그렇죠. 그래서 변화를 선택하신 분들을 존경하고 응원하는 거죠. 제가 ㅎ'
'예. 항상 힘이 됩니다.ㅎ'
'하하하 고맙습니다.'
'그래도 그런 프로그램 하면 좋으실 것 같은데.. 제 경험상 대표님이 시키는 대로 해서 사람이 안 변하는 걸 본 적이 없고, 일이 해결 안 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그것도 20년 동안...'
'그건.. 사장님이 보신 건 확실한 역학구도가 있는 케이스만 보셔서 그래요. 돈, 권력, 기술 같은 게 거의 절대적인 힘을 가진 상황에서 사람들을 움직이고 변하게 만든 거라서.. 보통사람들의 삶 하곤 거리가 있어요.'
'그럼.. 그런 케이스만 하면 되잖아요.'
'하하하. 그게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이에요. 외식업계의 절대강자가 컨설팅해주는... 전재산을 올인한 식당을 문 닫지 않으려면 절대강자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근데.. 누가 절 절대강자로 보겠어요. 사장님 같은 분 아니면...ㅎ'
다음 대운에선 방송 쪽도 가능하다고 했더니.. 채널 하나 인수해야겠다며.. 신년부터 콘텐츠 찾아다니시는 분이랑 한참을 떠들었다. 요즘 정말 유튜버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께 한 말씀을 드리자면... 당신들은 가장 짧은 걸 선택했단.. 말이다. 요리나 먹방 유튜버들이 아무리 많아도 원래 인기 있는 연예인이 유튜버로 들어오면 금세 따라잡는다. 게임 유튜브도 마찬가지고 키즈채널도 마찬가지다. 요리 채널은 최단기 기록을 백선생이 씹어먹고 있다고 들었다. 공중파 방송들이 유튜브로 진격하고 케이블들까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개인이 하는 유튜브는 뒤로 처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인기 있다고 그 인기가 계속될 거란 생각을 하지 말란 얘기다. 모두가 아는 얘기 아닌가? 인기는 가장 짧은 것이란 걸... 변하고 또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유튜브 다음의 무엇을 항상 찾고 있어야 한다.
인컨설팅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