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빠진 상태다. 괜찮아 보인다.
“재상담이시라구요?”
“예. 10년 전에 상담했었습니다.”
“보통 상담하면 사주를 저장해두는데, 성함으로 저장된 게 없어서요. 생년월일시가?”
“몇 년, 몇 월...”
“아, 안OO님 남편분이세요?”
“하! 지금은 아닙니다. 이혼했거든요.”
“아, 그래요. 봅시다.”
부부 동반으로 방문한 분이 이혼했다면, 두 사람의 궁합에서 이유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 경우는...
“그때 방문하셨을 때 두 분이 같이 앉아서 상담하셨죠?”
“예. 같이 상담받았습니다.”
“뒤에 전처분이 한 번 더 오셨네요.”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같이 들었을 땐 안 해주신 말씀이 있었다고..”
“예. 그런 경우가 있죠. 근데 두 분은 그런 건 없었을 텐데. 아마도 전처분 원인으로 이혼할 수는 있으니 주의하라고 말씀드렸겠네요.”
남자의 인상이 변했다. 화가 난 건 아니고 무언가 헷깔리는 표정이다.
“전처가 이혼의 원인이라구요?”
“아!? 아니었나요? 본인은 10년 동안 그냥 다니는 회사 다니고, 애들 돌보고, 하자는 대로 하시고 계셨을 텐데요. 투자나 여자한테 한눈파는 사주도 아니고 ...?”
“그렇긴 한데. 건강은 요?”
“건강이요? 아직 아픈 곳은 없으실 텐데.. 담배는 안 피실거고, 술도 많이 안 하시잖아요?”
“예. 그렇죠. 그럼... 왜 헤어져야 둘 다 산다고 말씀해 주셨나요?”
남자의 말을 듣자 내가 어안이 벙벙해졌다. 무슨 소리지?
“제가 두 분이 헤어져야 둘 다 산다고 말씀 드렸다구요?”
“전처가 그랬어요. 전처가 정말 대표님 팬인데요. 둘이 상담 다녀와서도 대표님 블로그 읽고, 이후에 내신 책도 샀어요. 이혼 전에 같이 살 땐 거실TV에 대표님 유튜브 영상이 항상 켜져 있었구요.”
“그래요. 근데 전 건강 문제 때문에 이혼해야 둘이 산다는 말 같은 건 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사주명리학에는 그런 이론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한 사람이 폭력성이 있으니 같이 살면 한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말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같이 사는 걸로 건강 적인 문제가 생겨서 죽는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그럼, 왜 전처한테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이 사람은 이혼을 했지만, 아직 전처를 신뢰하고 있었다.
“제가 보통의 경우엔 상담 내용을 다른 분에게 오픈하진 않지만, 이 말을 해드리지 않으면 상담이 진행되지 않을 테니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와이프분은 아마도 두 분이 같이 상담하고 한 달 이내에 재상담하신 것 같구요. 상담 내용은 아내분이 바람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하라.. 정도였을 거예요. 이혼은 아마도 2020년에 하셨을 텐데...”
“아니요. 18년에 했습니다.”
“18년이요? 이때 아내분의 이성문제는 속도위반운인데?? 이혼하고 바로 출산했나요?”
“가을에 이혼했는데, 겨울에 재혼했더라구요. 지금 아이도 있는 것 같구요.”
“아... 그래요. 아주 급하게 이혼했겠네요?”
“말은 계속 나왔는데, 그때 제가 주재원 나가 있을 때였는데, 하두 급하게 서두르니까 여름 휴가때 서류 접수시켰더니 바로 이혼이 되었다고 오더라구요. 아이들은 휴다 복귀하면서 데리고 나갔고, 전처는 주재원 오기 직전에 세종으로 발령나서 세종에 혼자 살고 있었어요. 법적으로 확정되니까 그냥 끝나더라구요.”
정리하자면 이랬다. 필자가 경고한 것처럼 아내분은 혼자 살면서 남자가 생겼고, 이혼이 하고 싶어서 필자 핑계로 이혼 말을 꺼냈었는데, 아이가 생기자 바로 이혼을 감행해서 이혼을 한 거였다. 남편도 필자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니 쉽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남편은 너무 빨리 재혼한 아내가 아쉽긴 해도 남자가 필요한 여자란 걸 아니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필자를 신뢰하는 배우자와 헤어지기 위해 필자가 이혼하라고 했다는 거짓말로 이혼하는 케이스.. 그 과정에서 필자에게 상담받은 내역은 없다. 오히려 아내분은 필자를 신뢰하지 않은 건가? 겁재운이니 급해서 그냥 밀어붙였나? 모를 일이다.
남편분에게 재혼을 권하니 말한다.
“어? 혼자 살라고 했다고 전해 들어서 그런 생각은 안 했었는데요.”
“아니예요. 결혼하셔야죠. 혼자 어떻게 애들 키우면서 살아요.”
“그래요? 그럼, 추가로 한 명만 물어볼 수 있을까요?”
“사람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그냥 봐 드릴께요.”
애들 태어날 때 이사한 집의 앞 집 분인데, 자신이 이혼할 시기에 사별을 했단다. 국내에 복귀할 때 같은 단지로 갔는데, 아이들 돌보느라 힘들 때부터 몇 년간 자신의 아이와 공동육아 중인데 아이들끼리도 친하고 너무 선한 사람인데, 며칠 전 아이들과 생일파티를 해서 생일을 알았단다. 괜찮은 궁합에 가지고 있는 재능도 다양하고 재적인 부분도 괜찮은 분이라 결혼하면 좋다고 했다.
전처는 자신은 재혼과 출산까지 하면서도 전남편은 결혼하지 않길 바란 듯하다. 남편은 그 말을 믿고 혼자서 고생하고 있었고 말이다.
꼭 10년을 채울 필요는 없으니 이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와서 물으라고 했다. 이혼 같은 큰 변화는 묻는 게 맞지 않겠나? 더구나 필자가 정말 그런 말을 했는지는 확인했어야 했다. 자신이 유책 배우자가 아님에도 유책 배우자일 가능성이 높은 전처에게 유리한 이혼과 재산분할을 했으니 말이다.
누가 악하고 선하고를 말하려는 글은 아니다.
그냥 필자가 이렇게도 소모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인컨설팅 이 동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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