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선생님, 작년 11월 O일에 상담받았던 OOO입니다.
상담 말미에 저랑 사주가 시까지 똑같은 친구가 있다고 말씀드렸을 때, 상담을 원하면 도움 주실 수 있다고 보내라고 하셔서 저번 주에 상담을 받았습니다. 친구에게 상담 내용을 듣고 궁금한 게 생겨서요.
저에게는 분명 펠로우 마치고 때를 봐서 개업까지 가능하니, 일단 병원에 더 있으라고 말씀하셨고, 경쟁이 있어도 남는 건 문제없을 거라고 하셨는데 말씀해 주신 대로 지원해서 남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친구에게는 바로 직장을 그만둬도 된다고 하셨다고 해서요. 사실 안정적인 직장이고 성장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 같은 사주인 저는 병원에 남아야 하고 친구는 떠나도 되는지 궁금해서 바쁘신 줄 알지만 실례를 무릎 쓰고 질문드립니다. 시간 나실 때 천천히 답변 부탁드립니다.’
레지던트가 끝난 이후의 진로를 물었던 분이다. 의료 사태가 없었다면 2년 전에 해야 할 고민을 지금 하고 있었다. 운적으로는 2년 전이었다면 대학병원을 떠날 운이었으나, 남을 수 있는 운이기도 해서 남아서 더 나은 기술을 배우라는 뜻의 상담이었다.
같은 사람이라도 운에 따라 판단은 달라져야 한다. 하물며 직업이 다른 사람이라면 당연히 행동이 달라야 한다. 친구분은 이 의사분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공부를 더 잘해 서울대 공대를 진학했고 현재는 반도체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의사분은 부모님의 불화로 고등학교 때 두 차례나 전학을 하면서 성적 유지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2 2학기와 고3 때 열심히 공부해 스카이급에 속하는 자연과학대학에 들어갔고, 필자에게 왔을 때 의전 합격이 된다고 해서 공부해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현재에 이르렀다.
사실 공대 공부도 적성에 맞았지만, 자신보다 공부도 잘하고 좋은 대학을 다니는 친구를 보면서 같은 분야에서 자신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경쟁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단다.
명리학적으로 두 분은 화학과 의료 인자를 가진 분이다. 그래서 전공도 맞고 의사도 맞다. 그리고 이 사주는 명확한 기술을 가져야 잘 사는 사주다. 의사분은 당연히 의료 기술을 가졌으니 그걸로 먹고 살면 된다. 하지만 친구분은 전공은 했지만 학부를 마친 그냥 직장인일 뿐이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기술 전문직이거나 연구직이 아니므로 현재의 직장이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가 없다.
두 사람은 인성을 사용해야 할 사주를 가지고 있었다. 의사는 인성을 잘 사용할 수 있으나, 친구는 인성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니 사용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말해줘야 할 개운법은 인성을 가지라는 말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친구에게 기술 전문 스타트업으로 옮기고, 그 회사를 키워서 주식이라도 가지라고 말해줬다.
우연으로 보이지만 필연적으로도 상담 당시 친구는 반도체 스타트업에서 이직 제안을 받은 상태였고, 상담 시 그 부분까지 물어보려 했으나 필자가 먼저 말해서 놀랐다고 했었다. 의사분은 친구가 그냥 회사에 남아 있는 게 안정적일 텐데 스타트업으로 옮긴다고 하자, 필자가 자신에게 병원에 남으라고 했던 것처럼 친구도 회사에 남으라고 할 것이라 생각해 상담을 추천했던 것이다.
같은 사주는 같은 삶을 산다. 하지만 삶을 관찰해 보면 그 삶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주를 보여줄 수 있는 글자는 천간, 지지 합쳐 딱 22글자다. 이 22글자로 오만 가지 일을 다 읽어내는 게 사주명리학이다. 그러니 모르는 사람 눈에는 같은 삶임에도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사분이든 직장인 친구든 모두 인성을 사용해야 할 사람이다. 그래서 학문적으로 인성을 가질 수 있는 나이대에는 공부로 인성을 가지게 조언해야 하고, 그때가 지났다면 다른 인성을 득할 솔루션을 제시해줘야 한다. 그 적절한 제시는 그냥 말 한마디로 알아들을 때가 있고, 장시간 말로 설득해야 할 때가 있으며, 도시락 싸 다니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해야 할 때도 있다.
필자는 첫 번째와 두 번째까지만 한다. 세 번째는 해도 안 바뀌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해줘도 고마운 줄 모르거나 오히려 나중에 보따리를 더 내어놓으라는 사람들을 여럿 봐서다. 물에 빠진 사람을 살려주는 것도 힘든데, 더 해달라면 버거운 일이다.
사주를 제대로 봐주는 것 자체가 선의다. 그러니 제대로 된 사람에게 사주를 봤다면, 그 내용이 과거에 맞았는지 되짚어보는 노력이 필요하고, 자신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게 맞았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둘이 맞았다면, 그냥 시키는 대로 실천하면 된다. 그리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컨설팅 이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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