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기해년己亥年이다. 기해己亥의 해亥자가 돼지 해亥자라.. 돼지띠 해라 부른다. 기는 토土인데 토가 노랑색이니 황금 돼지띠 해라고도 부르고... 

 

기해년己亥年의 기해己亥는 사주명리학이 사용하는 갑자력이라는 달력이 사용하는 60갑자의 반복이다. 60년年마다, 12월月마다, 30일日마다, 12시時간마다 갑자가 변한다. 1 다음에 2, 2 다음에 3, 3 다음에 4인 것처럼 갑자甲子, 을축乙丑, 병인丙寅, 정묘丁卯 순으로 말이다. 앞 글자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의 10글자의 반복으로 뒤 글자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의 12글자의 반복으로...

 

이 갑자력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것을 1년으로 보는 태양력이다. 갑자년甲子年에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면 을축년乙丑年이 되는 것이다.

 

12달의 기준은 24절기 중 12절기인 입춘立春, 경칩驚蟄, 청명淸明, 입하立夏, 망종芒種, 소서小暑, 입추立秋, 백로白露, 한로寒露, 입동立冬, 대설大雪, 소설小寒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이 24절기節氣는 태양을 관찰해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든 것으로 태양을 도는 각을 황경黃經이라고 부르는데 24절기의 황경은 다음과 같다. 춘분 0, 청명 15, 곡우 30, 입하 45, 소만 60, 망종 75, 하지 90, 소서 105, 대서 120, 입추 135, 처서 150, 백로 165, 추분 180, 한로 195, 상강 210, 입동 225, 소설 240, 대설 255, 동지 270, 소한 285, 대한 300, 입춘 315, 우수 330, 경칩 345 도度이다. 여기서 용어가 중요한데 절기節氣의 기氣자는 기운 기氣로 24가지의 태양의 기운으로 해석해야 한다. 황경黃經도 태양이 황이고 지나는 것이 경이다. 태양이 시기마다 24가지의 기운을 순차적으로 뿌리는 것이 황경 24절기인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농사를 위해 관찰한 결과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춘분이 황경 0도이니 춘분이 한 해의 시작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춘분이 0도인 이유는 태양이 적도를 지나는 점이라 서다. 저 황경의 각도는 현재의 기준으로 적도를 그려 놓고 나서 교차점을 시작으로 숫자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 태양이 적도를 지날 때엔 이미 봄이 시작된 이후다. 농사를 짓기엔 이미 늦은 때로 농경 문화권에서 한 해의 시작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럼 밤이 가장 긴 날이 동지이고 낮이 가장 긴 날이 하지니 낮이 길어지는 동지가 한 해의 시작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년이 바뀌는 한 해의 시작은 입춘으로 되어 있다. 왜 그럴까? 이 기준은 태양력인 갑자력이 주나라 때 만들어졌다고 가정해도 3000년을 이어져 내려온 것이기에 그 기준을 정한 이유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지만 대대로 그렇게 이어져 오고 있어 왜 입춘이 기준이냐란 질문이 왜 1 다음이 2 일까랑 비슷한 질문이라 본다. 이렇게 말하면 또 딴지를 걸고 싶은 분들이 있을까봐서 명확한 이유를 말씀드리겠다.

 

사주명리학은 음양학陰陽學을 기본으로 하는 학문이고 그 관점에서 갑자력의 기준이 입춘이 될 수 밖에 없다. 음양학에서 음양陰陽의 시작은 항상 양陽이다. 24절기 중 첫 번째 양 절기가 입춘이므로 입춘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입춘이 양절기인 이유를 말씀드리겠다. 10 천간과 12 지지는 하도낙서에서 도입되었는데 천간은 하늘 즉 태양이고 지지는 땅이다. 하늘인 태양은 10단계의 변화를 가지고 지지인 땅은 12단계의 변화를 가지는데 그 이유는 온도溫度 때문이다. 그래서 갑자의 시작이 천간은 양의 목木인 갑甲으로 시작하지만 지지는 음의 수水인 자子부터 시작한다. 태양 열을 땅으로 보내지만 땅은 데워질 시간이 필요하다. 땅이 데워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시점이 동지를 지나 2달 동안 점점 낮이 길어진 절기인 입춘인 것이다. 그래서 땅이 데워진 이 시점부터 농사가 시작된다. 농사의 시작이 한해의 시작인 것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면 하도낙서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니 잘 연구들 해보시길...

 

황경의 각도는 3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무슨 소리냐 아주 조금이지만 변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인간이 정하는 1kg의 기준을 불과 130년 만에 바꾸는 데 비하면 몇 천년 동안의 미세한 변화는 변화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지 않겠나? 태양력은 지구의 공전 각도로 계산하는 달력이고 그 공전 각도를 이루는 시간은 대충 정하는게 아닌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발표한다. 올해 나사에서 발표한 2019년 입춘의 절입시간는 2월 4일 낮 12시 14분이다. 이 시간부터 기해년己亥年이 되는 것이고 인월寅月이 되는 것이다. 아래를 보시면 12시 13분과 12시 14분의 사주팔자는 완전히 다르게 된다.

 

 

 

사주명리학이 과학적이라고 말하는 건 이러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서고 그 기준은 현 인류가 존재하는 한 변하지 않는다. 오늘 포털 메인에 뜬 무지한지 무식한지 관심도 안 가는 어떤 기자가 '돼지띠, 입춘부터 아닙니다!'란 기사를 '[과학을 읽다]'란 타이틀을 달고 쓴 글 봤다. 전형적인 기레기라 불릴 만한 기사의 구성이었다. 인용한 민속학자는 아마도 무속인 즉 무당이거나 그 일파일 것이고, 또 인용한 명리학자는 아마도 사이비일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맞는 것과 썰들을 가지고 과학이란 포장으로 기사를 갈겼다. 필자가 이 기자가 한심하다는 이유는 사주명리학과 띠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아예 모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띠는 중국 당나라에서 유행한 당사주의 영향으로 생겨난 것이다. 어려운 사주명리학 대신 무당이나 점쟁이들이 쉽게 배워 썰을 풀 수 있는 당사주를 차용하고 있는데 그걸 보고 와서 사주명리학이랑 엮어서 듣보잡 기사를 써내는 게 기자가 할 짓이냐?

 

샤머니즘의 영향으로 동양권에서는 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까진 동의할 수 있지만 그 띠가 가지는 상징성을 왜 사주명리학이랑 엮냐는 말이다. 올해가 기해년이라서 황금 돼지해라고 말하는 건 양력이든 음력이든 아무 때나 말해라.. 그거랑 사주명리학이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갑자력이 생기고 3000년 이상 변하지 않는 지구의 공전에 의해 정해지는 갑자력의 변화원리를 말도 안 되는 사이비들 말을 듣고 와서 씨불이며 과학적이고 공인된 것처럼 신문기사로 내는 건 가짜 뉴스 유포아닌가?

 

바쁜데... 아침부터 쓸때없는 기사보고는 시간 낭비했다.

유시민 작가가 '알릴레오' 하는 마음을 알겠다.

 

 

 

인컨설팅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