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개인 사주 상담 후에 욕듣는 얘기를 해볼까? 공무원이 찾아왔다. 다른 걸 하고 싶다고 한다.

'승진, 이직 다 안됩니다. 대학원 공부도 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아무것도 하지말고 지금 그대로 있으세요. 해도 안됩니다. 지금 이 관이 마지막 관이고 몇년 지나면 관대운도 끝나니 그냥 여행다니면서 취미생활하면서 사세요.'

그리 말한 후 앞에 앉은 분의 얼굴을 보면 표정이 가관이다. 그래도 앞에선 아무말 안하고 나가지만 문자로 겨우 그것 말해주고 돈을 받느냐? 그것 밖에 못보느냐? 니가 뭔데 하라마라 하느냐? 뭐 더 심한 말을 보내온 분들도 계시다. 아마도 상담폰에 다 남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불만을 쏟아낸 사람들이 필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딴일 해도 된다는 다른 어떤 철학관이나 점집에서 말을 듣고는 사표쓰고 다른 걸 했다가 인생이 바닥을 치고 계시는 분들이 좀 있단다. 어떤 분은 장사나 사업을 벌였다가 쫄닥 망해 먹었단 얘기도 들었다. 이런 필자의 사례가 아니라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혼자 판단으로 그만두고 벌였다가 말아먹은 얘기는 전설의 고향처럼 너무 흔하다. 공무원 생활 잘하더니 갑자기 장사한다고 사업한다고 말하고 다니더니 사표내고 나갔다 엄청 후회하고 있단 그런 얘기 말이다. 공무원을 예로 들었지만 일반 회사원도 마찬가지로 사업할 운이 없는데 사업을 하려고 사표를 던지면 거의 망한다. 승진을 직장생활의 목표로 삼고 사는 분이 승진에 도움이 되는 학위를 따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주에 관이 충만하고 운에도 관의 흐름이 있다면 분명 대학원을 가서 학위를 따고 그 학위로 승진도 가능하고 업계에서 성장동력도 될 것이다. 그런데 운에서의 관이 몇년 후에 끝이 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승진할 마음이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입장에선 그럴 운이 3~4년 후에 보이는데 대학원에 가라고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 더 심한 사례도 있다.

 

의사분들이 참 많이 찾아온다. 아마도 그 업계가 좁다보니 필자의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 말을 돌리는 것 같다. 톱 3에 속하는 의대를 나와서 톱 5에 속하는 대학병원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전공으로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마치고 그 병원에 교수로 취업에 성공할 정도면 대한민국 기준으로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고, 의사들도 꿈꾸는 케이스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매년 몇 분씩 꼭 찾아오신다.

'저 의사하기 싫은데요. 다른 거 할거 없을까요?'

필자가 뭐라고 답하겠는가?

'아깝다!'

이 말이다. 지금까지 한게 아까우니 일단 일을 시작하시라. 그리고 당신 운에 이런이런 취미, 이런이런 공부, 이런이런 투자꺼리, 이런이런 사교 등등이 맞으니 현재의 직장은 그래도 명함은 있어야 대한민국에선 사람취급해주니깐, 그런 생각으로 직장다니면서 하고 싶은 걸 해라. 어차피 개인이 현금을 창출할 능력이 없으면 나중엔 피폐하게 된다. 몇 백억 유산받았는데 하루아침에 날려먹고 하늘만 쳐다보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월급나오는 확실한 직장을 거부하느냐..이런...

 

이렇게 황당해 보이고 현재로선 전혀 이해 못할 일이 생기는 이유는 그 사람의 대운의 변화 때문이다. 사주에서는 십신이라고 해서 인간의 사회적 행동인자를 정편재, 식신상관, 정인편인, 정관편관, 비견겁재의 5가지 종류 10가지로 나눈데, 보통 사주팔자에 없는 십신이 대운에서 지나가버리면 관을 쫒던 사람이 관이 싫어지고, 재를 쫒던 사람이 재를 마다하게 된다. 위의 의사들은 주로 관의 명예와 비견겁재의 경쟁운이 지나자 의사란 타이틀이 필요없다고 여기는 케이스다. 문제는 사람들은 희소가치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에 대해서도 그렇게 관찰되는 것이다. 이 말은 대운이 관운에 접어들었을 때는 덤덤하다가 관운의 막바지, 즉 몇년 안남기지 않은 시점에서는 관을 잡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고 올인한다거나 재운을 맞이한 사람이 재운인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재운 막바지에 돈 한번 벌어보겠다고 전 재산에 빚까지 내서 사업 벌였다 말아먹거나 하게 되는걸 말한다.

 

내 지금의 운이 끝나간다는 걸 알게되면 자신도 모르는 집착이 사라지게 된다. 끝을 알면서 벼랑인걸 알면서 달려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막연한 기대도 접을 수 있고 말이다. 그런데 사주팔자 펼쳐놓고 대운하나하나 집어 보여주면서 2년 후면 끝이니 헛힘쓰지 마시라..해도 하는 사람은 한다. 그래서 그럴 사람한텐 필자도 헛힘 안빼고 하면 안됩니다...하고 쿨하게 만다.

 

제목하곤 상관없는데... 울직원이한테 앞에 올린 글 때문에 한소리 들었다. 개인상담 문자답변 해준다는 글보고 오만 문자가 더 오고 있단다. 가장 심한게 상담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상담한번 받았으니 개명에 이사택일까지 해달란 문자가 오고 있단다. 내가 글을 잘못 올렸나 살펴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문자 답은 상담내용에 대한 질문을 답 해드리는 거다. 그리고 한가지 더 그 상담내용은 몇년이 지나면 당신들의 생각과 상황이 변하므로 버려야 한다. 상담 중에 당신네 사주로 당신네가 해야할 바를 알려줬으니 지금 당신은 상담할 때 당신이 아닌 변한 당신이다. 사람은 생각이 들어서면 바뀌게 된다. 바뀌기 전 당신에 대한 상담내용과 바뀐 후의 내용은 달라야 한다. 몇년 전 상담녹음을 계속해서 지금까지 듣는 분들이 계시다는데.. 아무런 행동없이 확인차원이 아닌 연구차원에서 듣고 있다면 이제 그 연구 멈추고 뭐라도 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개명, 택일... 다 돈받는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고가로 받는다.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걸 굳이 귀한 필자의 몸을 빌려서 하고 싶어하시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 입으로 잘해서 많이 받는다고 어찌 말하겠는가?ㅎ 이 단락을 읽고 사주는 10년 20년마다 보는거라고 하더니 상담녹음이 필요없어진단게 뭔말이야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한마디 더 드린다. 필자가 걱정이 팔자라서... 사주는 그렇게 보는게 맞다. 상담 후에 상담 내용대로 사신다면 말이다... 그렇게 살아야지 듣고만 있지 말란 말이었다.

 

 

인컨설팅연구소   이동헌

 

 

사주명리학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분들은 좋은 운이 오면 그냥 좋고, 좋은 운이 오지 않아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운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마냥 그 운이 자신에게 좋은 작용을 하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바이바이하고 다 지나갈 때까지 말이다.

 

과거의 사주명리학과 현대의 사주명리학의 해석에는 크게 세가지 차이점을 고려해야한다. 첫번째는 인구증가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자리만 봐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말 특정 직업을 가지려는 사람이 10명이었다면 지금은 3배정도 증가한 인구에 비례해 30명이 넘는다. 두번째는 지역편중이다. 과거에도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만큼 서울에 인구가 집중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 전체인구는 100년전과 비교해 약 3배 늘었지만 서울의 인구는 30배, 수도권을 합하면 60배 정도 증가했다. 그만큼 경쟁때문에 서울, 수도권에서의 삶은 팍팍하게 된 것이다. 세번째는 평균수명이다. 100년 전의 평균수명은 50살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80살이 넘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60갑자로 이루어진 사주는 61살과 1살의 사주가 같다. 나쁜 사주를 가진 사람보다 좋은 사주를 가진 사람의 생존확률이 높으므로 과거보단 현재에 좋은 사주를 가진 사람이 훨등히 많이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 노령층이 젊은이가 하던 아르바이트 일을 차지하는 비중이 느는 부분이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서 노령층과 젊은층을 동시에 고용하려는 노력은 인구가 증가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지역편중이 생기지 않았을 때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건 이젠 무조건 경쟁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경쟁이 필요하지 않았던 일들이 현재에는 경쟁을 통해야만 할 수 있게 변했다. 운이란건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 기회를 잡고 말고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었다. '평양감사도 자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옛말만 봐도 원래부터 운은 기회이고 그 선택은 본인의 판단이라는 걸 알수 있다. 그런데 현대에는 본인에게 기회라는 운이 왔을 때, 그 운이 본인 한명에게만 온게 아니다. 과거라면 본인이 취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했지만, 지금은 본인이 선택하고 싶어도 같이 운이 들어와 선택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경쟁할 수 밖에 없어진 것이다. 왜 그렇겠는가? 그렇다. 앞에 말한대로 인구수가 많아지고, 살고싶은 지역이 편중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같은 운을 가지고 경쟁하는 구도가 생겨버린 것이다.

 

옛날엔 이런 경우가 흔했다. 특정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어디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찾아가는 사례다. 혼자 독야청청하고 있으면 알아서 찾아오니 굳이 능력이 있다면 자신이 나서 알릴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삼고초려란 말도 옛날엔 흔할 법도 했겠다 싶다. 그런데 말이다. 요샌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진 몰라도 그 정도되는 사람은 흔하다. '아니야. 난 정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라고 하시는 분이 있다면 묻고 싶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는가? 최근 몇년간 오만가지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겼다 사라졌다. 원래 미디어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 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이 사람이 능력이 뛰어나다고 소개했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그게 뭐 특별해, 더 잘하는 사람도 많은데 해버리는 어떻겠는가? 그럼 그 중 최고를 뽑아보자는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취지인 것이다. 그러니 당신의 능력이 정말 출중하다면 일단 자신의 능력을 알려서, 그러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찾아내서 그들과 당신과의 능력차를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의 발달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말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인터넷이 아주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인터넷과 관련된 회사, 도구, 아이템은 수명이 짧다는 것에도 토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인터넷 상에서 생겨난 이래 사라지지 않을 것이 딱하나 있다. 그건 블로그다. 처음 1인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생겨난 블로그는 언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활황하다가 곧 사라질 것 같았지만, SNS의 종말을 점치는 지금에도 블로그는 여전히 개인이나 기업, 단체의 사이버홈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활용도를 더해가고 있다. 어찌 생각해보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라인 같은 대세 SNS들도 블로그의 홍보수단으로 사용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블로그는 흡사 고대 그리스 광장 구석에서 누가 듣던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그 생각에 대해서 듣고 이야기하는 하나의 광장 기능을 하고 있는게 블로그인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곳... 그 곳이 블로그인 것이다. 무한경쟁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다는 IT 생태계에서 블로그가 살아남는 이유는 자신의 생각, 즉 자신을 알리는 가장 최적화된 도구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블로그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 생각을 듣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차별화되고 잘하는게 있다면 사람들은 몰리게 된다. 블로그의 생존에서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생존할 수 있는 힌트를 찾을 수 있다. 필자는 현대를 인기의 시대라고 말한다. 인간이 가진 어떤 능력보다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인기가 더 큰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 인기는 얻는 첫번째 방법이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블로그는 그 좋은 도구인 것이다.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에 대해서 100% 실력만 인정하는 무한경쟁이라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딴 이유로 한번도 왕좌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기사를 보고 많이 웃었다. 아니 비웃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는 원래 그렇게 100% 실력만으로 대표선수를 선발한다. 양궁이 실력만으로 대표선수를 선발하는게 대단한게 아니고 그 경쟁을 이겨낸 우리나라 양궁선수들 한명한명이 진짜 대단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그렇게 선발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유도가 금메달을 많이 딸거라고 언론에서 많이 보도가 됐다. 그런데 결과는 노메달이다. 그런데 노메달인 유도의 결과를 보고는 과거의 몇가지 사례가 떠올랐다. 추성훈이 국가대표가 되기위해 한국에 왔다가 텃세에 밀려 돌아간 일이나, 음주교통사고를 낸 선수를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이유로 올림픽에 출전시킨 사례가 그것이다. 실력만 보는 무한경쟁이 아닌, 기득권을 인정하는 선발구조는 분명 잘한다고 뽑긴 했겠지만 무언가 간절함은 떨어지는 것 같은 눈빛을 가진 국가대표 선수가 많아진 요인이다. 다른 사례로 IOC도 인정한 논문표절을 한 메달리스트가 버젓이 국회의원이 되고 체육계에서 목소리를 내는 대한민국에서 정말 실력만으로 국가대표가 되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아니면 그런게 싫어서 정말 실력이 있거나 꿈이 있는 유망주들이 얼마나 많이 그 길을 포기했을까? 하는 생각들 말이다. 과거 박찬호, 박지성, 지금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있는 선수들을 봐도 당연히 이들은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실력을 인정받고 그 곳에서 성장해 가고 있다. 원래 그게 상식이고, 그게 정의고 그래서 승리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현실로 돌아오자. 그리고 삶의 방법을 찾아보다.

첫째, 운... 그따위꺼 없다고 생각하자. 어차피 경쟁상황이니 운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 요행따위 바라지 말고 말이다. 하지만 아닌 것 같으면 포기도 빨리하자.

둘째, 숨쉬는 것도 경쟁인 상황에서 가만 있다고 당신에게 눈길을 머무를 사람은 부모님도 힘들다. 그러니 잘하는게 있다면 강점이 있다면 항상 알리고 또 알려라.

셋째, 소수에게 의존된 삶을 살지마라. 유명한 누가 있는데 그 사람에게만 인정받으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유명한 사람을 만든건 대중의 인기이거나 부정부패다. 그러니 그냥 그 소수들보다는 대중에게 어필해서 인기를 얻을 노력을 해라. 뭘하든 인기만 있으면 돈은 따르는 시대다.

넷째,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있다. 실제 그 책의 배경이 된 하바드 대학의 강의 동영상을 보면 정말 저런게 정의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책 내용도 그렇다. 그런데 말이다. 대한민국에 오면 그 정의가 그 정의가 아니게 된다. 참고로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센델 교수를 한국에 초청해서 대담을 진행한 곳은 종편 채널A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다. 처음엔 과연 책이나 읽어보고 저 방송국에서 저당에서 초청했을까 싶었지만, 곧 아... 다 같은 정의가 아니지 하고 생각을 말았던 기억이 있다. 정의에 대한 생각도 재각각인 대한민국에서 너무 순진하게 살지말자. 1 더하기 1이 꼭 2가 아니라는 건 창의력 책에서 나오는 얘기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현실임을 알고 항상 의심하고 확인하고 살자.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사주명리학적으로 제대로 사주를 보는데는 사주 팔자 원국만큼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다 팔자라고 하지만 그 팔자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게 있다는 말이다. 그게 바로 대운이다. 대운은 보통 돈 많이 버는 운이나 큰 관직을 얻는 운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지만 그게 아니다. 사주명리학에서의 대운은 10년 간의 운을 말하는데 10년마다 운과 운의 성격은 계속해서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어느 한해, 어느 한 10년간의 대운을 기다리며 사는게 아니라, 태어나서 부터 죽을 때까지 10년마다 바뀌는 특정 성격의 대운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대운을 '생각과 환경'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올해가 병신년이듯이 매년의 운을 부르는 이름도 있는데, 이 1년의 운을 세운 또는 년운이라 부른다. 이 두가지 운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은 대운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세운은 모든 사람이 같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운을 생각과 환경이라고 했는데, 그럼으로 인해 자기가 속한 직장이나 모임, 공동체 등을 두고 봤을 때 신기하게도 비슷한 대운의 사람들이 모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대운이 바뀌어 버리거나 변화직전에 있다면 어떨까? 그 직장이나 모임,공동체에서 나 혼자만 다른 환경으로 바뀌는 것이니깐 갑자기 그 곳이 싫어지고 적응이 안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같은 여름이라는 환경에 있다가 자신만 갑자기 가을이나 겨울이 왔다고 생각해보라. 다들 덥다고 에어콘 켜고 있는데 자신만 추워서 꽁꽁싸맨다는 말이다. 자신이 변하기도 하겠지만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니깐, 소속원 중 누군가가 '저 사람이 왜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드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면 그 사람의 대운이 변했다고 보면 된다는 말이다. 대운은 태어나는 월에서 일간의 음양과 성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생년월일시가 비슷한 사람은 비슷한 대운의 흐름 하에서 살아가게 된다. 사주 중 생일, 생시가 달라서 사주의 50%가 다르지만 대운의 환경은 같기 때문에 비슷한 등락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이다.

 

필자는 이래서 자신의 사주를 제대로 아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전에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을텐데, 개인사주 예약을 받는 날짜는 제각각이라도 실제 상담 해보면 비슷한 사람들이 하루에 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연찮게도 얼마전 서울 모 명문대 경영대를 나온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이 하루에 세명이나 줄이어 방문했다. 이들은 나이 터울이 같거나 한살 났지만 사주구성은 거의 동일했다. 그럼에도 한명은 한국에 지사를 둔 외국회사의 CEO였고, 또 한명은 금융공기업의 간부급 직원이었고, 또 한명은 행시를 10여년 낙방한 무직자였다. 같이 학교를 다녔고 같이 졸업했고 비슷한 사주구성을 가진 이들임에도 정말 극과 극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결론은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냥 가장 잘나가는 한명은 대운에 순응했고, 적당하게 살아온 한명은 대운에 무감각했고, 치열하게 살아온 한명은 대운을 역행하려 했다. 대운을 역행하려했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실거다. 자신의 대운에는 관운이 흐르지 않는데 관만을 바라보고 도전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자기 입으로도 7급이나 9급을 봤으면 당연히 붙었겠지만 자신은 무조건 5급을 노렸다고 한다. 그 당시에도 사주나 신점을 많이 보러 다녔는데 처음엔 된다는 곳도 있었지만 몇년 낙방하고는 어디가서 물어도 안된다고 했다는데도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는 계속해서 도전 쪽으로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그 결과는 당연히 참혹했다. 이분은 대운에는 관이 없었지만 부모라는 관, 즉 믿음과 자신의 관이 없어서 생기는 관에 대한 결핍이 계속 관을 쫒게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실제로 관이 없는 CEO와 간부직원은 처음부터 대기업에 취업할 생각이나 공직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친한 선배가 있는 조그만 외국계 사무소로 출근했고, 공기업의 인턴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지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관이 없으나 관을 쫒은 과수석이 쪽박을 차고 있는 것과는 극명하게 다른 것이고, 명문대는 진학했지만 겨우 졸업했고, 관이 없어서 매이는 것을 싫어한 둘이 그냥 자기를 불러주는 곳이 고마워 달려가 헌신한 결과로 오히려 관을 얻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운에 관이 없어도 관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들의 관은 관을 추구해서 온 관이 아닌 것이다. 관 이외의 다른 운도 마찬가지다. 대운에 재가 흐르지 않는 사람이 재를 가진 경우엔 대부분 운에서 흐른 관, 식상, 인성을 열심히 추구하다보니 돈 즉 재가 저절로 따른 것이다. 그 말은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자신들의 관심사를 쫒다보니 돈은 따라 오더란 말과 일치하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 대운에 재가 흐르는 사람들보다 다른 인자가 흐르는 사람이 실제로 더 큰 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또 그래서 대운에 재가 흐르기에 평생 돈돈 하는 사람이 큰 재를 가질 확률은 극히 낮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