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태원 희생자 분양소를 찾지 않았다.
이유는 국화꽃에 절할 생각이 없어서다.
죽은 자에 대한 예의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이다.
누구한테 죽은 그 사람한테...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도 누군가와 만날 수도 있고 대화도 할 수 있고, 사랑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애도는 아니다. 애도는 그의 이름을 알아야 하고,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죽음의 억울함을 밝혀줄 수 있어야 한다. 이건 모든 철학, 모든 종교, 모든 문명에서 동일하다. ‘사고사망자’라는 이름의 사람이 죽었다면 몰라도 많은 수의 대한민국 국민은 국화꽃과 푯말에게 인사한 것이다.
희생자의 이름을 밝히는 게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유출로 인해 죽은 이들의 명예가 실추될 수 있다고 절대 유출시키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그리고 실제 그 밝힌 이름을 욕해서 명예를 더럽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아마도 그 셋이 한편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인이 되면 그 고인의 이름과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첫 번째 산자가 할 일이고, 그 고인과 고인의 죽음을 해하는 자가 있다면, 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그렇게 수사 잘하는 사람들이 왜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걱정해서 제대로된 애도를 막는 것인가?
누구에게 어드바이스를 받은 것인가? 사이비 무당인가? 머리빈 천머시기인가?
유튜버 중에 천공이란자가 어드바이스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국화꽃을 찾아서 애도를 한 윤모씨를 뉴스에서 봤다.
이름도 없는 꽃만보고 하는 그 애도는... 길에서 로드킬 당한 동물한테나 하는 것이다.
실제로 무당들 중에는 로드킬 당한 동물을 보면 재수없다고
그 위치를 지나갈 때
‘좋은데 가라, 좋은데 가라, 거기가선 잘살아라..’ 하라고 시킨다.
그걸 일국의 대통령이 매일하는 걸 보고는.. 내가 밥맛이 사라져 안먹었다.
그게 애도기간 인스타에 밥사진이 업로드되지 않은 이유다..
소중한 우리 어린 국민의 죽음을 개취급하는 게 보기 싫어서였다.
희생자 중에 이지한 배우가 있었다. 언론에 실명이 나왔기에 그 기사를 다 클릭해서 봤고 생전에 연기하는 걸 보진 못했지만 동료배우가 빈소에 찾아와 연기 잘했다고 칭찬받은 걸 엄마에게 자랑했었단 말을 듣고 가슴아파 했었다. 이지한 배우의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아들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면 필자는 알 수도 추모할 방법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희생자 한명 한명의 이름을 알고, 사연을 알고, 그래서 그들의 죽음을 억울해해야 진상이 밝혀지고, 그래야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
로드킬 당한 개를 위로하는 방법으로 잊혀버리면
그 자리 또는 같은 상황에서 또 로드킬이 일어나게 될 뿐이다.
인컨설팅 이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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