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가 좋은 사람은 관상도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예쁘고 잘생긴 것과 좋은 관상은 또 다른 의미이니 잘 생긴 사람이 꼭 사주가 좋은 건 또 아니다. 그리고 잘생기고 예쁘면서 못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미 알고 계시지 않나?
필자는 상담하러 왔을 때 사주가 좋고 운의 흐름까지 좋으면 사주 볼 필요 없는데 왜 왔냐고 묻는다. 들으시면 열 받겠지만 지난달 날이 좋았던 어느 날 하루.. 정말 사주 좋은 분들만 몰아 왔었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을 빼서 개인 사주를 보는 입장에서.. 이런 분들만 오면 내심 허무하기도 하다. 굳이 필자가 컨설팅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니...
'고등학교 때 가고 싶은 대학을 못 갔어도 재수나 편입학했으면 명문대 소리 듣는 어디, 어디, 어디는 갔을 거고 전공은 경영 관련을 가야 되는데 못 갔어도 취업하니깐 일은 그쪽으로 주어졌겠죠? 대기업급은 다닐 거고.. 어디 다닙니까?'
'예. 대기업 다니다 지금은 외국계 신생회사 어디로 이직했어요.'
'거기라면 이제 지사장 해야죠. 이 사주면..'
'예. 지원을 그렇게 하진 않았는데.. 지사장 시켜주더라고요.ㅎ 그리고 고등학교 땐 그냥 공부도 하기 싫고 동아리 활동도 재미있고 해서 공부를 안 했어요. 대학에 합격은 했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재수해서 말씀처럼 스카이 어디 OO과 갔고요. 경영은 복수 전공했어요.'
'음... 그럼 직원들과의 관계가 문제라 오셨겠네요?'
'예. 맞아요. 그리고 제가 이 자리에서 이 일을 계속해도 될지.. 너무 과분한 자리는 아닌지.. 무슨 사고 치는 게 아닌지 불안한 것도 있어요.'
'고3 때 성적이 살짝 떨어졌을 건 같지만 그래도 공부가 되셨는데? 의대 못 가셨어요?'
'아! 저 의삽니다.'
'대학병원 잘 계시다 개업은 하셨을 것 같은데? 안과??'
'예. 안과. 개업해서 잘되고 있습니다.'
'와이프 분이랑 문제 있을 사주도 아니고.. 그럼 보실 필요 없으신데.. 음... 자녀 분들 문제세요?? 아닌데? 이 친구도 괜찮은데...'
'그렇죠. 사실 골치 꺼린 둘짼데 첫째가 고3이라...'
봐라.. 팔자 좋아도 걱정이 있다. 왜냐? 아무리 팔자가 좋다 해도 인간은 변화와 처음 하는 일은 무조건 힘에 부치기에 그렇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은 누구에게나 이번 생엔 처음이라 그런 거다. 사주가 좋으면 아무래도 이런 처음의 적응이 빠르다. 그러니 남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고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주 좋은 사람이 괴로운 이유는 다른데 있다. 혼자 살아갈 순 없지 않나? 위의 두 가지 예처럼.. 사장 사주가 아무리 좋아도 직원들이 못하면 고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부모 사주가 아무리 좋아도 자식 사주가 못 따라 주면 애가 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쁜 사람보다는 편하고 낫게 사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나음이 꼭 금전적인 면을 말하는 건 아니다. 이 말은 사주가 나쁜 사람도 돈을 잘 벌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말이다. 사주가 한쪽으로 몰려있거나 구성이 안 좋은 사람이 득세해서 잘 살거나 승승장구하는 케이스는 흔하다. 그럼 사주가 좋고 나쁜 것이 별 차이가 없는 것이냐고 물을 수 있다. 아니다.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사주가 좋은 사람은 큰 등락이 없는 반면에 사주가 나쁜 사람은 등락이 심하게 된다. 필자가 올린 강의를 열심히 판 사람은 등락을 얘기할 때 인성과 토를 떠 올 리 실 것이다. 인생에서 없으면 등락이 발생하는 두 가지 인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좋은 사주의 기본 요건 중 하나가 인성의 득세 유무와 토가 있느냐이다. 두 가지가 없는 사람 치고 등락을 겪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주를 공부하시는 분이라면 필자가 이런 말을 하면 꼭 관찰해보시기 바란다. 이런 케이스들에 유의해서 관찰하다 보면 역학의 눈이 생긴다. 역학의 눈이란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복잡해 보이는 현상이 간단해지는 것을
보는 눈이다.
필자가 본 사주 중 필자가 생각하는 것에 가장 가까운 팔자 좋은 사주의 삶은 다음과 같았다. 아주 순한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학창 시절에도 어머니가 자신이 나온 초, 중, 고교 앞에서 분식집을 한 덕에 적이 없었다. 사이가 안 좋다 싶으면 어머니가 지나가는 애들을 불러다가 떡볶이에 가락국수를 먹이니 싫어하는 애들이 없었다. 선생님들도 비슷한 이유로 다 잘 대해 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애초에 성적이 안돼서 대학 갈 생각도 없이 아버지가 하시던 버스 운전을 배워서 통근버스 대타를 뛰다가 군대에 갔다. 군대 가서는 수송부대로 가서 운전병이 되었는데 그 부대에서 가장 위문편지를 많이 받았단다. 자신이 몰던 통근버스에 타던 비슷한 또래의 여고, 여상 졸업하고 여공들이 사회에서 알게 된 첫 번째 비슷한 또래가 자신이었던 거다. 수송부의 대부분의 고참들에게 펜팔을 소개해주고는 수송부에서 가장 좋은 보직이라는 유류차 운전병을 하며 엄청 편안한 군생활을 하고 전역했단다. 제대하고 나오니 초등학교 때부터 따라다녔던 여자 동창이 결혼을 하자고 조르더란다. 네가 싫은 건 아니지만 운전은 많이 해서 질려서 다른 일을 하고 싶은데 아직 찾지를 못했다. 직업을 구하면 하자고 했더니.. 일본의 유명 전자 브랜드 부품을 독점 수입하는 대리점을 하는 동창의 아버지가 일을 같이 하자고 했단다. 그리고 결혼하고 곧바로 장인이 중병에 걸리시는 바람에 자신이 대리점을 가지게 됐단다. 10여 년을 놀다시피 장인이 하던 대로만 관리하다가 독점이 무너지자 문을 닫게 되었단다. 그리고 아내의 친정에서 현금 투자해서 벌린 몇 가지 사업을 하기 싫어서 업종 변경하면서 돈을 까먹었단다. 그리고 마지막 사업의 문을 닫는 시기에 자신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하시던 가게가 유명 맛집이어서 가게 건물을 팔면서 몇 억의 권리금까지 받고 넘기고는 낚시 다니고 있단다.
필자는 이 사람이 팔자가 좋다고 말했지만 이 사람의 생각은 좀 달랐다. 초, 중, 고교 때는 어머니가 학교 앞에서 가게를 한 까닭에 학교에서 자신을 모르는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없어서 계속해서 눈치를 보고 살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가게를 하시는 것도 사실은 좀 부끄러웠다고 한다. 공부를 좀 하려고 치면 가게 물려받음 되는데 공부를 왜 하니.. 하는 농담들이 진담으로 들려서 공부를 안 했단다. 버스 운전도 하기 싫었는데 집에 누워있는 걸 못 보는 아버지 탓에 억지로 배워서는 맨날 새벽이나 한밤 중에 스페어 기사로 일해서 여직원들이 챙겨주고 같이 술 마시고 놀아주고.. 하는 것 아니었으면 너무 힘들어서 못했을 거란다. 군대에서도 하기 싫은 운전을 했었고 편지가 너무 많이 와서 눈에 뜨이면 피곤한 군생활이 더 피곤했다고 한다. 아무도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펜팔 할 사람 소개시켜달라고 하는 통에 하기 싫은 얘기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게 너무 싫었단다.
여러 분은 어떻게 생각하는 가? 이 사람의 사주를? 아니 삶을??
필자가 이 사람의 팔자가 좋다고 말하는 이유는 치열함이 필요 없어서다. 그냥 흐르는 데로 살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고 재적인 면이나 관적인 면에서도 지장이 없어서이다. 반대로 말하는 필자는 그냥 흐르는 대로가 아닌 강물이나 파도를 역행하는 삶을 사는 사주이고 그래야 재적인 면이나 관적인 면이 원하는 형태가 되는 사주다. 그러니 필자의 노곤함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좋게 보이는 것이다. 여러분도 마찬가지 아닌가? 여러분이 돈에 궁핍한 사주라면 돈이 넉넉한 사주를 부러워할 것이고, 관이 부족한 사주라면 관을 편하게 여기는 사람을 부러워할 것이다. 객관적으로 팔자 좋다는 사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에게 그 사람이 팔자를 물어보면 안 좋다는 점이 꼭 있게 마련인 것이다.
그러니 필자가 항상 하는 말을 또 하게 된다. 자기 사주대로 살면, 자기 사주가 추구하는 바대로 살면.. 과정은 힘들 수 있겠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아무리 좋아 보이는 사람도 그 사람에게 물어보면 그리 좋지만은 않다고...
인컨설팅 이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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