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의 값은 얼마나 될까?

컨설팅사례보고 2018. 6. 24. 12:44 Posted by Eastlaw

누군가에게 누구를 또는 무엇을  소개해주는 것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 일까? 그 책임에 값이 있다면 소개의 값은 얼마나 될까? 필자는 이런 게 참 어렵다. 여기서 소개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투자, 동업, 협력, 구인구직 소개부터 부동산, 동산, 공산품, 농산물의 거래, 개인의 만남인 친구나 이성 소개까지를  포함한다.    

 

지난해 초에 이런 일이  있었다. 한분이 팔고 싶은데 팔리지 않는 건물이 있다고 사정해 왔다. 어떡해야 팔 수 있을지 물어 온 거다. 그분의 운 적으로는 팔릴 운이 아니었다.  보통 부동산은 정 안 팔리면 시세보다 아주 싸게 내놓으면 팔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안 팔리는 운에선 싸게 내놓아도 안 팔리는 경우도 많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싸게 팔아서 손해 보는 것보다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기기도 한다. 가령 산다는 사람이 계약만 해놓고는 사기행위를 하거나 폐기물이나  처리 곤란한 물건을 버리고 잠적하는 등의 일을 포함해 다양하다. 필자의  인맥에는 이런 물건만 찾아가며 처리하는 분도 계시기에 그분께 부탁했다.  처리 불가 물건을 사서 돈을 버는 이런 분들을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대신에 이분은 정말 싸게 값을 매긴다. 돈이 정말 급한데 어떻게 해도 팔리지 않는 부동산을 희망하는 가격의 절반 정도로  팔 거면 바로 현금을 주겠다는 제안으로 거래를 성사시킨다. 이때도  그랬다. 어쨌든 매수자에게 꼭 필요한 현금을 확보시켜 줬기에 반타작은 된  소개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거래가 끝난 6개월 후에 발생했다. 건물을 매입한  분이 4개월간 리모델링 공사를 해서는 자신이 산 값의 3배 가격에 매각한 것이다. 그걸 안 전 건물주가 정말 말도 안 되는 딴지를 걸어왔다.  비싸게 팔았으니 돈을 더 내놓아라. 아니면 사기로 싸게 거래를 했으니  고발하겠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걸 소개해준  필자에게까지 연락해서는 괴롭히기 시작했다. 낮은 가격에라도 몇 년간 못 팔았던  건물이 매각되었을 때 정말 기뻐했던 사람이지만 싸게 팔았다는 이유로 고맙다거나 사례를 한 것도 없었다. 근데 이제 와서 그러는 것이다. 값을 훨씬 더 받고 매매까지 할 수 있었던 매수자의 인테리어 아이디어와 비용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때 필자의 대응은... '니 마음대로 해라.'였다.   

 

반대 경우도 있었다. 이 분은  개인상담을 오신 분인데.. 사례를 할 테니 부동산 물건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조건이 엄청 까다로웠다. 가진 돈은 10억인데 그 돈으로 상가를  매입해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물건을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 대출을 최대한 받아서 큰 건물을 매입해야 이자와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케이스였다. 일반적인 계산으로는 이자를 넣고 나면 남는 게 없어야 정상인 금액 대이기도 하다. 어쨌든 너무 부탁을 해서 필자의  부동산 라인에 의뢰하니 상속세 때문에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급매해야 하는 조건에 근접한 물건이  마침 있다고 했다. 이런 물건은 경매 넘어가기 직전의 물건들처럼 시세와  상관없이 즉시 현금지급이 가능하고 기존에 있는 대출을 승계받을 수만 있는 조건을 갖췄다면 상상 이하의  가격로 싸게 잡을 수 있는 물건이다. 그래서 연결시켜줬다.  이분은 월세 수익으로 말레이시아로 이민 가 계신다. 이분은 시시때때로 인사를  해 온다. 물론 그 내막에는 이런 물건이 또 나온다면 소개시켜달란 뜻도 품고  있을 것이다. 이런 소개는 일단 신뢰관계가 우선 있어야 가능하다. 양쪽이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기에 그렇다. 필자가 실수를 하면 이분의 현금이  날아가는 것이고, 이분이 실수를 했다는 건 현금이 말한 만큼 없다는 건데.. 그렇다면 필자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일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아무나  해줄 수 없는 소개다. 이 분의 경우 이렇게 한번 신뢰를 쌓았고 그 후의 행동도 확인했으므로 실제 그러한 물건이 또 들어온다면 당연히 소개를 할  것이다.  

 

혹시 위 두 케이스의 사람을  사주로 미리 알 수 없느냐는 의문도 있으실 것 같다. 알 수 있다. 하지만 사주로 첫 번째처럼 하지 않을 사람이라도 그렇게 하기도 한다. 그  주변 사람들 때문이다. 자꾸 딴지를 걸라고 부추기면 돈이 걸린 일이니 밑져야 본전이라고 그래 보는 것이다. 어리석은 거다. 왜냐하면 절대 밑져야  본전이 아니기에 그렇다. 딴지 걸어서 필자와 등지는 것보다 저번에 손해 봤으니 다음에는 이익을 볼 수 있는 물건을 소개해달라고 하는 게 훨씬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남녀를 소개하여 주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사주로 궁합을 볼 수 있고, 인물을 보는지 안 보는지도 볼 수 있지만 못 보는 게 있다. 바로 외모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건 나오지만 원빈은 좋은데 장동건은 싫은  이유를 사주로 알 수는 없다. 그리고 요즘은 개성 미인 시대가 돼서 필자 눈엔 아닌데 다른 사람 눈엔 이쁘고 잘생긴 사람도 많고 그 반대의 케이스도  많다. 그래서 이쁘고 잘생겼다고 말하고 소개시켜 줬다가.. 뭐가? 어디가? 하는 소리를 자주 들은 후로 소개를 자제하게  된다.ㅎ   

 

투자자를 소개시켜 주거나  동업자, 협력사, 직원을 소개시켜 주는 것도 예전엔 많이 한 일이지만 최근엔 뜸하다. 이유는 개인의 성향이 너무 강조되다 보니 마음에 없고 생각에  없던 일을 만들면 거의 이루어지는 경우가 없어서다. 예전 같으면 술자리에서 한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듣다가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생각나면 바로 전화해서 나오라고 하거나 약속을 잡았었다. 그땐 나오래서 안 나오는 사람은 정말 긴급상황에 있는 경우 빼고는 없었는데.. 요샌 아예 필자가 알아서 나오란 말을 안 한다. 시대가 개인의 저녁이 있는 삶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사실 이것 때문에 심심한 사람도 많아졌을 거라 여겨진다. 그래서 부름을 원하는 사람들은 24시간 언제라도 콜 해달라고 미리  요청해온다.^^   

 

소개에는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필자처럼 사주보고 관상 보고 일 궁합이든 속궁합이든 궁합도 보고 맞을 것 같아서 소개를 해줘도 항상 만족한 소리를 듣지는 못한다. 그러니  소개에 책임을 최소한으로 지려면 정말 필요하다는 사람이나 일을 연결하는데서 그쳐야 한다. 쓸데없는 오지랖은 정신과 육체, 시간뿐만 아니라  금전적 피해를 동반한다. 정이 없는 게 아니냐고? 그것도 뭐가 있을 때 찾는 것 아니겠나?  

 

 

     

인컨설팅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