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학비 정도는 충분히 지원해주는 가정에서 자랐다. 1등이 쉽진 않았으나 경쟁을 즐겼기에 항상 가는 곳에선 최고의 소리를 들었고 남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학교, 직장, 취미활동, 사교생활도 너무 평이했다. 적당히 바쁘고 적당히 휴가를 즐기며 나름의 주도적인 삶을 살았다. 이런 사람이 한순간에 자기 삶을 뒤돌아보는 일이 생겼다. 그건 자신을 항상 부러워해왔고 자신이 위로해주었던 친구가 여러번의 사업실패 후 대박벤처신화를 쓰며 인생 역전에 성공한 모습을 본 후다. 항상 넘볼 수 없어 부럽고 존경스러웠던 자신의 회사 이사가 회식자리에서 TV에 나오는 친구를 보고는 극존칭을 사용하며 부러움과 존경을 표하는 걸 보고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 보잘 것 없이 느껴졌다.

나는 지금까지 도대체 뭘하고 살았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술자리에서 그렇게 넋두리하는 걸 듣고는 동료가 한마디한다.

니 사주엔 그런 성공은 없데?

 

알파걸이란 단어가 내 것이라 생각하고 살았다. 뭐든 최고가 되고 싶으면 최고가 될 수 있었지만 하고 싶은 일에서 이뤄내고 싶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하고 승진에 승진을 거처 지금 나이까지 왔다. 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오랜만에 나간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정말 공부 못했던 이름만 아는 친구 얘길 들었다. 대학은 못가고 취업을 했는데 취업했던 작은 가게의 나이차이 많이 나는 사장과 속도위반으로 결혼을 했단다. 거기까진 망가진 동창 얘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장인 남편이 결혼 후에 무려 직영점 20여개에 가맹점 300개 이상을 가진 프랜차이즈로 발전시켰단다. 이 친구와 결혼하고 나서 그렇게 됐다고 남편부터 시댁까지 이 친구를 공주처럼 모신다고 한다. 지금은 애들 데리고 미국 유학 가 있단다. 거기서 가맹점 관리도 하면서... 동창 중 한 명이 이 친구 덕에 아주 좋은 조건으로 프랜차이즈를 오픈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있으면서.. 뭐지? 했다. 결혼 안할 걸 모르는지.. 옆 친구가 남편은 뭐해?라고 물었다. 내 힘으로 모든 걸 해야한다고 살았는데..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었나? 머리가 복잡해 졌다. 그때 다른 친구가 한마디 했다. 사주에 남편복 있는 애는 뭐가 달라도 달라.. 고등학교 졸업하고 게랑 같이 사주 본적 있거든...

사주에 남편복?

 

항상 1등이었다. 당연히 스카이급 의치한을 지원했다. 지원한 모든 학교에 합격했고 그중 가장 존경받을 수 있는 학교에 입학했다. 본과 후 학교에 남아 차기 병원장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 했다. 아이를 하나 낳았는데 와이프가 잘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두면서까지 육아에 전념했기에 남들에게 유전의 힘이라는 부러움을 받으며 잘커갔다. 그런데 갑자기 애가 학교를 가기 싫다고 한다. 최고의 사립명문고에 극상의 성적으로 합격했으나 입학 후 일주일만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방문을 걸어 잠궜다. 적응 실패였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가장 큰건 자기가 사용하는 것들, 입는 옷, 취미생활, 씀씀이 등에서 자기는 자기 실력으로 입학했음에도 사회배려자로 알려졌다고 한다. '너 사배자지?'란 말을 몇번 듣고는 아니란 말도 하기 싫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선 도저히 학교를 못다니겠단다. 유학을 가고 싶단다. 많이 실망했지만.. 하나 밖에 없는 아이가 그렇게 원하는데..하며 유학을 알아봤다. 정말 적지않은.. 아니 일반인이 생각하기엔 아주 많은 대학병원 과장월급이지만 가고 싶다는 학교의 학비와 생활비를 주고 나면 남는게 없다. 월급 외 전재산인 너무 유명한 오래된 강남 아파트에 오래전부터 살고 있지만 팔고 유학비를 주면 갈 곳이 없다. 돈을 더 벌고자 개업을 알아봤지만.. 자기가 가진 의료기술은 대학병원에서만 쓸 수 있어서 불가능하단다. 공부에 밀리고 재능에 밀려서 대학병원을 떠나 개업한 동기들이 자기 연봉의 몇배이상을 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저것들이 무슨 의사야?라고 반문했던 자기 혀를 자르고 싶단다. 동료 과장에게 고민을 토로하니.. 니 사주가 그런데 어쩌겠어 니 팔자지 뭐.. 근데 애 사주는 본거야? 아니 택일은 하고 낳은거야?

 

누구한테 물어보지 않고 살았다. 기억나기 전부터 알아서 하고 살았다고 한다. 그래선지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항상 가장 잘하는 리더였고 자기가 다 해야할 것 같아서 실제 자기가 다하다시피하면서 정말 바쁘게 살았다. 이제 결혼할 나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겨 또 열심히 사랑했고 결혼했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이 사업을 하겠다고 사표를 냈단다. 그런 말을 몇번 하긴 했었다. 그때 해봐라. 망하면 내가 벌면 되지..라고 말한 기억이 흐릿하다. 그런데 진짜 아무 상의에 없이.. 전에 말했잖아..하면서 사표를 내고 받은 퇴직금으로 여행이나 다녀오잖다. 지금 뱃속에 쌍동이가 자라고 있다. 청약에서 몇백대 일로 당첨된 아파트는 최근 마이너스피가 되었단 말을 유튜브에서 들었다. 그리고 곧 입주다. 시골 출신의 남편은 유산도 뭐도 없고, 부모님은 넉넉하시지만 동생들에게 다주라며 자기는 필요없다는 말을 버릇처럼하고 살았다. 친한 선배가 한마디한다. 너 궁합도 안보고 결혼했니?

 

진짜 잘나가는 사람도 사주보나요?

그런 사람들은 뭐가 걱정되서 사주볼까요?

이렇게 많이들 물으셔서 답해드린다. 위와 같아서...ㅎ

 

 

 

인컨설팅   이 동 헌

필자의 주요고객들은 대부분 사장님이다. 작은 카페사장부터 상장사까지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어쨌든 다들 사장님들이다. 자수성가해서 지금이 자리까지 온사람도 있고 부모의 은덕을 입은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아주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혼자서 돌아가는 회사에 출퇴근만 의무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면 회사는 직원에게 맡겨두고 취미나 다른 일에 빠져사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사주팔자엔 어떤 사업운이 나와 있는걸까? 

 

CEO가 아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사주를 보면서 사업운을 묻는다고 한다. 필자도 지인들의 소개로 사주를 봐줄 때 보면 꼭 사업운이 있는지 재산복이 있는지를 묻는다. 재산복이란 건 실제 사주에 떡하니 나와 있지만, 사실 사업운이란 건 사주에 이게 사업운임네 하고 나와 있지는 않다. 다만 편재라는 큰 재산을 만질 인자가 강하거나 식신이라는 제조업의 인자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을 때 사업운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사주를 보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역학자나 철학관, 점집을 운영하는 분들은 사업경험이나 사회경험이 우물안 개구리이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배운 내용 그대로를 과거의 시각에 머무른 채로 적용한다. 그게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보자.

 

최근에 유행하는 카페... 정말 카페란 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제 그만 생겨도 될 것 같지만 계속 생겨나는게 신기할 정도다. 이 카페는 무엇을 파는 사업일까? 커피? 디저트? 대부분 그렇게 답하겠지만 테이크아웃이 아닌 이상 카페는 커피나 디저트가 아닌 자릿세를 받는 곳이다. 6천원짜리 점심을 먹고 5천원짜리 커피를 마실 때 6천원자리 점심을 먹은 곳의 손님이 차지하는 면적과 5천원짜리 커피를 마실 때 손님이 차지하는 면적의 넓이와 자릿세를 비교해보라. 음식값과 커피값의 원재료 값을 비교하면 당연히 음식값이 비싸겠지만 거기에 부동산 값을 더하면 커피가 높아진다. 정말 커피만 먹겠다면 테이크아웃을 하면 되지만 사람들은 그 장소의 이용을 원하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걸 택한 것이기 때문에 카페 사장은 커피를 파는 사업을 하는게 아니라 자릿세를 파는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학원사업도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배울것이 점점 많아지는 탓이기도 하겠지만 옛날과 다르게 지식산업이 차지하는 사이즈가 아주 크기 때문이다. 과거시대엔 학자는 나라에 한명 정도면 족했다. 나머진 그냥 왕이 시키는데로 죽어라면 죽고 살라면 사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지식이 돈이고 힘이고 무기가 된 시대이다. 사주에서 과거에 전혀 쓸모 없었던 지식이 지금은 돈이 되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학원사업이나 자격증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진 인자는 과거엔 돈을 벌지 못하는 거지사주였지만 지금은 고소득의 인자가 된 것이다.

 

더 예를 들려면 수도 없지만 정리하자면 사업운이란건 현대사회에선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사주의 모든 인자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인자를 활용한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사업 인자의 사업성공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사업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철학관을 가든지 점집을 간다면 사업운을 묻지 말고 내가 가진 인자가 어떤 것이 있고, 내가 가진 재산복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서 그 인자에 맞는 재산복의 크기에 맞는 사업을 하기 바란다. 내가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적은데 과다한 투자로 사업을 시작하면 안봐도 망한다. 들어오는 돈이 적기 때문에 당연한 것 아닌가? 그리고 내가 가진 재산복이 크다면 꼭 염두에 둘 것이 크게 들어오면 크게 나가기도 한다는 점이기 때문에 잘될때 꼭 현금을 일정액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부동산이나 증권에 모든 현금이 들어있다면 흑자도산이나 부동산이나 증권 운에 따라서 사업자체의 등락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사업운이란건 참 복잡미묘한 부분이다. 전혀 사업을 못할 것 같은 사람도 등떠밀려 창업해서 큰 부를 이루는가 하면 누가봐도 성공할 사업을 하루 아침에 말아먹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가진 사주팔자의 인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인생에서 등락의 고저가 너무 커서 많이 힘들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운과 복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인자를 따르란 정도로 글을 맺는다.

 

 

 

by 인컨설팅역학연구소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