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가 정의한 부자란?

대표님 저서 2026. 7. 14. 08:14 Posted by 인컨설팅

부자는 재산이 아니라 셈법이다

知足者富。지족자부.
'만족을 아는 자가 부자다.'

도덕경 33장의 이 네 글자는 부에 관한 가장 오래된 재정의다.

부자란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만족을 아는 사람이다.

듣기 좋은 위로처럼 들린다.

가난한 자의 정신 승리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 문장은 위로가 아니라 산수다.

그리고 그 산수는 냉정하다.

부유감은 분수(分數)다.

가진 것이 분자, 원하는 것이 분모다.

백을 가지고 이백을 원하는 사람의 부유감은 이분의 일이고,

오십을 가지고 오십을 원하는 사람의 부유감은 일,

완전수다.

세상은 분자를 키우는 법만 가르친다.

더 벌고, 더 모으고, 더 불리는 법.

그런데 분자가 커지는 동안 분모가 가만히 있어 주지 않는다는 것,

여기에 이 산수의 함정이 있다.

소득이 오르면 눈도 오른다.

예전에는 없어도 되던 것이 이제는 있어야 하는 것이 되고,

한때 사치이던 것이 어느새 기본이 된다.

쾌락 적응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사람의 뇌에 새겨진 기본 설정이다.

좋은 것은 곧 당연한 것이 되고,

당연해진 것은 더 이상 기쁨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분자가 두 배가 되어도 분모가 함께 두 배가 되면 부유감은 제자리다.

평생을 달렸는데 제자리인 러닝머신.

더 벌어도 늘 빠듯한 삶의 정체가 이것이다.

지족은 이 러닝머신에서 내리는 유일한 기술이다.

분모를 고정하는 것.

나에게 충분한 것이 어디까지인지를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오해하지 말 것은, 이것이 분자를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자는 벌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충분의 선이 없이 벌지 말라고 했을 뿐이다.

충분선이 있는 사람에게 그 선을 넘는 소득은 전부 잉여의 기쁨이 되지만,

충분선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소득도 부족의 증거가 된다.

같은 돈이 한쪽에서는 풍요로 계산되고

다른 쪽에서는 결핍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부자와 빈자를 가르는 것은 통장이 아니라 이 계산식이다.

나는 상담을 하면서 이 산수를 자주 확인한다.

객관적인 형편과 주관적인 부유감은 놀랄 만큼 따로 논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산가가 늘 쫓기듯 살고,

수수한 살림의 사람이 넉넉하게 산다.

전자에게는 분모가 없고 후자에게는 있다.

전자는 얼마가 있어야 충분하냐는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

답이 없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사람은 도착이라는 것을 영원히 경험하지 못한다.

그러니 오늘 해 볼 계산은 이것이다.

나의 충분은 얼마인가?

체적으로, 숫자로, 어떤 살림이면 나는 족한가?

이 물음에 답을 가진 사람은 이미 절반쯤 부자다.

도착 지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만족을 아는 것은 야망의 포기가 아니라 도착의 기술이다. 

분모 없는 부는 아무리 커도 허기이고, 

분모 있는 삶은 소박해도 잔치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배운 <상하지 않고 오래가는 법>' 중에서...

본 책은 이동헌대표님의 신간 에세이로 7말8초에 출판예정입니다.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예약하고 한달 넘게 기다린 여자분의 상담이 있었다. 이런 경우 필자는 사주명식을 뽑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 몇가지가 있다. 이것을 선입견으로 두진 않지만 명백하다면 분명 컨설팅에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필자가 최근엔 기업컨설팅이 끝나는대로 개인사주 예약을 받아주기 때문에 한달이나 기다리는 경우가 잘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다렸다면 아주 바쁜 분이거나 시간을 마음대로 빼지 못하는 상황에 계신 분이다. 그리고 급한 분은 자신의 일을 조정해서라도 상담을 빨리 하려고 하는데 한달이나 기다린 걸 보면 알고 싶은 내용이 그렇게 급한 건 아닐 것이다.

 

상담 테이블 위에 그냥 봐도 비싸보이는 가방을 올려놓고  앉는다. 보통 옆에 빈 의자에 놓기 마련인데 자랑하고 싶은가 보다. 사주명식을 뽑았다. 재가 가득하다. 남들처럼 돈 좀 벌어보는게 소원이시죠? 물었다. 자기가 놓아둔 가방을 쳐다본다. 그리고 사뿐히 가방을 만지며 말한다. 선생님, 이 백 보고도 그런 말씀이 어떻게 나오세요? 물었다. 그 가방이 비싼거예요? 헤르메스? 몇천? 하하하. 그렇게 비싼 가방이었어요? 근데 가방은 가방일 뿐이고 전 사주를 보는 사람이예요. 사주를 보고 말씀을 드려야죠. 제 말이 틀리면 보실 필요없어요. 제가 말씀 안드려도 이미 잘 살고 계시니깐요. 봐달라고 한다. 가는 곳마다 자기가 돈이 많고 사업을 하든지 사업을 크게 하는 남편을 뒀든지 했을거라 했단다. 가방을 보면 돈 많다는 얘기는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사주는 안보고 엉뚱한 걸 보는 인간들이 참 많다.

 

모기업 회장 사모님 비서라고 자길 소개했다. 사모님이 다른 직원은 쓰던거 주시는데 자기한텐 새걸로 선물해 주신단다. 그 가방도 사모님께 최근에 선물받은 신상이라고 한다. 자기 시간이 없단다. 23살에 인턴으로 입사한 후에 10년 동안 자기 말로는 하녀처럼 수행을 했다고 한다. 직장 생활한 걸로 치면 돈도 많이 모았단다. 쓸 시간이 없단다. 모인 돈으로 부모님 병원비 쓴 걸 빼면 그대로 란다. 주거도 사모님집에서 같이 해서 집값도 안든단다. 회장님은 다른 분과 사시는데, 그래도 두분 사이는 좋은 편이란다.

 

최근에 결혼을 해야겠기에 선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눈에 차는 남자가 없단다. 10년을 재벌가 생활을 어쨌든 하고 나니 평범한 남자는 다 찌질해보이거나 답답하단다. 하지만 이젠 정말 외로워서 결혼을 하고 싶단다. 남자도 사겨본적 없는 사람이 결혼은 무슨 결혼이냐니깐, 어떻게 알았는지 묻는다. 이 분은 자기가 사주를 보고 있단 걸 자꾸 잊는 듯 하다.

 

결론은 결혼은 힘들 것 같다..였다. 분명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 사주였지만 결론은 그 반대다. 이유는 이 여자분은 이미 결혼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주를 사모님이 해결해주고 매달 꼬박꼬박 월급도 꽂힌다. 가끔 명품백도 선물해준다. 남자만 없지 완벽한 결혼생활과 유사하다. 거기다 연세가 지긋한 사모님을 돌본다. 늙으면 애와 같다고들 말하는데 실제로 노인을 돌보는 사람은 아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반대로 아이의 필요성을 노인과 놀아주면서 해소하기도 한다. 이 분은 외로울 뿐 이미 결혼생활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외로워도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이러면 이상하게도 결혼이 안된다. 일을 그만 둬야 하냐고 묻는다. 엄마가 육아를 끊는 것처럼 싶지 않을거라 말해줬다. 실제로 결혼을 생각한다니깐 사모님이 결혼하지 말고 같이 살자고 하더란다.

 

대리만족이란 말이 있다. 원래 것으로 만족 못하니 다른 것으로 만족한다는 말이다. 사람이란 건 욕망 덩어리고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생존한다. 그런데 채우고 싶은 욕망을 다른 것으로 채울 수도 있는게 사람이기도 하다. 특히 사주 구성상 욕심이 많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원래 누려야할 것들을 다른 걸로 대체해서 대리만족을 하고 산다. 특히 종교계에 계신 분들이 이런 경우가 많은데, 테레사 수녀님 같은 경우도 사주 자체로는 수녀의 사주가 아니지만 봉사와 희생을 통해 자신의 사주를 대체해서 사셨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사례는 아이가 없는 중년부부의 경우인데, 아이가 없음에도 신혼의 기분을 유지하면서 알콩달콩 잘사는 부부들을 보면 부모님을 비롯해 일가친척 노인분들과 자주 어울리고 놀러도 다닌다. 원래는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놀아야 하지만 대체하는 것이다. 이런 대체, 대리만족은 아주 다양하게 일어난다. 그러므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걸 왜 못하나를 생각할 때, 혹시 내가 다른 것에 대리만족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차피 사람은 팔자대로 살아가니 말이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