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일간에 년·시주에 관을 깔고 있는 여성이 5년 전 즈음 찾아왔었다.
계일간의 기본 특성은 마당발일 수 없다. 흑백 논리를 가지고 자기 좋은 것만 취하는 특성 때문이다. 그런데 이분은 월지도 술이라 항상 바깥을 바라보고 있으며, 사주팔자 중 관이 반을 넘으니 계일간의 기본 특성이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상담 시 필자의 첫마디는 이거였다.
“까칠한 마당발이시네요. 피곤하시죠?”
“아? 하! 예. 제가 잘 찾아왔네요.”
역시나 판단 빠른 계일간이었다.
“착한데 공부는 안 되는 학생이셨는데, 23살부터 움직이기 시작하셨는데, 이때 취업하셨어요? 결혼은 별론데..”
실망한 얼굴로 한 답은 결혼을 했단다. 전문대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해서 열심히 일하다가 11살 많은 과장에게 회식 날 강간을 당하고 회사를 그만두려 하는 과정에서 임신이 확인되어, 자신의 부모부터 회사의 사장까지 나서서 결혼을 밀어붙여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됐단다.
그래봐야 16년 전인데, 그땐 그런 게 드문 일이 아니었다. 우리 사회의 성관념을 완전히 바꾼 ‘미투’ 이전이었으니…
결혼 후 시부모와 함께 살며 시집살이와 육아, 직장 일을 하며 고생하다가 남편이 바람피운 걸 알게 된 와중에 시부모가 교통사고로 같이 저세상으로 가면서, 장례 후 자연스럽게 이혼을 결정하게 되었단다.
이분은 인년에 변화가 생기는 사주다. 진·술·묘·미의 네 지지가 모두 인년이 오면 동하는 것이다. 이혼 전 이혼의 방법을 묻기 위해 필자를 찾아온 거였고, 필자의 조언대로 실행하여 빠른 이혼이 가능했다.
친구들은 결혼하려는 나이인 35살에 이혼하고 나니, 아이는 남편이 절대 못 주겠다고 해 양육권을 넘기고서 최고의 인기녀가 되었다고 한다. 회사 사장은 자기가 결혼을 잘못 제안해서 고생시킨 걸 아니 남편은 해고해도 계속 챙겨주었고, 일도 목숨 걸고 하는 사주이니 자신이 키운 회사의 2인자로 올라섰고, 그에 맞게 연봉도 전문직 친구보다 많이 받고 있단다.
이분이 최근에 다시 찾아온 것이다. 어떻게 살았냐고 하니 최고의 인기녀로 살았다고 답했다. 다관에게는 그런 인기가 좋은 게 아니라고 하니, 5년 정도 지나니 그게 맞는 걸 느낀단다.
5년 동안 매달 남자는 바뀐 것 같고, 회사가 해외 진출하면서 1년의 반을 미국과 유럽에서 생활하고 있단다. 한국에 들어오면 친정에서 키우고 있는 아들의 일부터 회사 일, 각종 모임 5개를 챙기고 있으며, 결혼하자는 남자가 셋이라 누구랑 해야 할지, 하긴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다시 조언을 구하러 온 것이다. 표정이나 패션이나 더 좋아지고, 더 어려진 느낌이라 다 좋아 보였다.
그러나 이 정도의 다관이면 말과 현실은 아주 다를 수 있다. 정말 힘이 들 텐데 그런 내색을 안 하는 게 또 다관이라서다. 그래서 회사는 잘 돌아가는 게 맞냐, 사장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 만난다는 남자 셋은 다 미혼인 거냐 하며 꼬치꼬치 캐물으니 하나씩 그 어려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남자 셋 중 하나는 유부남이고 사장의 동생이자 회사의 이사라고 한다. 별거하는 건 확실하지만 엮인 게 많아서 이혼 가능성이 높지 않단다. 다른 하나는 미국에 있고, 미국 회사의 거래처라고 한다. 싱글이긴 하지만 나이가 60대 초반이란다. 마지막 하나는 10살 연하로, 비행기에서 만난 무직이란다. 적당히 잘 만나고 있단다. 그런데 결혼할 컨디션이 아니지 않냐고 물으니… 하면 못할 것도 없다고 답한다. 관다들의 무대뽀를 역시나 갖추고 있다. 다 하지 말라고 답해 줬다. 아주 좋은 사람이 올 것이라고… 이분이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건 다관의 특성이다. 일이든 남자든 무서워하지 않는 특성이 그것이다.
모임은 뭐냐고 하니 단톡방부터 다니던 필라테스 샵, 아이들 유치원 엄마 모임, 초등 엄마 모임, 동창 모임이란다. 그런 모임이 챙길 게 뭐 있냐고 하니… 자기가 제안을 많이 해서 일이 많단다. 역시나 일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 다관의 특성이다. 적당히 하라고 답해줬다.
그리고 휴식은 취하면서 출장을 다니냐고 하니… 돈이 아까워서 이코노미만 이용하고 호텔도 크게 좋은 곳은 이용하지 않는단다. 운이 좋으면 에어비앤비로 좋은 숙소를 잡기도 하는데, 숙소를 못 잡는 날엔 회사에서 대충 잠을 때우기도 한단다. 아마도 대부분을 그냥 사무실에서 때우고 이동할 것이다. 그게 또 다관의 특성이니 말이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이분은 아마도 그냥 대화 상대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겁이 월간에 있다지만, 계일간에 남의 눈치를 계속 살피는 계일간이 어디서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겠나? 그리고 하는 말 대부분이 오픈되면 자신의 신상에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컨설팅을 요청한 반나절보다 훨씬 긴 시간을 이런저런 대화까지 나누며 보내드렸다. 그런데 이런 글을 쓰면 되냐고? 써달란다. 자기도 내 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단다. 하지만 자긴지는 모르게…
그래도 이 다관은 나름 잘 살고 있는 다관이다. 자기 일을 가지고 있고 하는 만큼 성장하고 있으며, 보상도 나름 받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다관들도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남의 일만 해주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다관도 많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남의 눈치를 보느라 털어놓지 못해 속으로 썩어 문드러져 가기도 한다.
그런 다관들이 계시다면 개운법은, 직장인이라면 일단 이직부터 하시라. 벗어나면 대접을 받게 되는 게 다관이고, 오래되면 혹사당하는 게 다관이라서다. 주부거나 직장이 없다면 그래도 바빠 미칠 지경이실 테니 알바라도 시작하시라. 그리고 그 핑계로 현재의 돈 안 되는 혹사 환경을 벗어나시라. 그러고 이전처럼 도와주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면 돈을 달라고 해라. 대신 자신이 번 돈은 자신을 위해서 쓸 생각을 먼저 하시고 말이다.
관은 일이고 사람이고 구조이다. 그러니 다관은 일도 많고, 사람도 많고, 다양한 구조에 얽히게 된다. 그래서 현실이 힘들고 답답하다면 일을 바꾸든지, 사람을 바꾸든지, 사는 곳을 옮기라고 말해준다. 관도 역시나 변화를 해야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주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과한 건 언제나 힘들다.
인컨설팅 이 동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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