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에서 알바를 하는 한 청년이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12시간을 근무한다. 박봉이지만 숙식을 제공받는 까닭에 계약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을 하고 있다. 워킹시간이 끝나도 눈에 일이 보이니 안할 수 없단다. 노동의 강도가 강하진 않지만 휴식시간이 정해진게 아니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고 진상고객이 오는 날이면 스트레스 수치도 극으로 올라간다. 왜 이 만큼 일하는데 이것 밖에 못받지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사장에게 드러내진 않는다.

 

이 게스트하우스의 사장은 월급쟁이였다. 유산도 없었던 그는 주식시장만 기웃거리다가 돈 아깝다고 생가하며 끌려가듯이 떠났던 해외여행에서 접해본 게스트하우스가 국내에서도 통할 것이란 확신으로 전세금 담보까지 내가면서 망한 여관을 인수해 이 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총 3개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임대료와 제반비용, 직원급여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월 1,500만원이상의  순이익을 간다. 세금과 4대보험을 제외해도 직장생활할 때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졌다. 다른 곳보다 장사가 잘되는 이유는 이 사장은 홍보기법 덕분이다. 좁은 게스트하우스 방이지만 넓게 보이게 사진을 찍어 올리는 방법같이 소소한 아이디어와 스킬을 더한 인터넷과 SNS 홍보로 여행객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알바생은 이런게 불만이다. 자신이 돈을 적게 받고 일하는 것과 계약된 시간보다 오래 일하는 건 참겠지만, 왜 사진이랑 실물이 다르냐는 투숙객들의 항의를 듣는 건 너무 싫단다. 그런 과장 홍보가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의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항의를 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미안하다. 사장이 자수성가했고 악하기 보단 선하고 인간적인 사람이기에 성향적으로 본인과 잘맞아서 다른 불만은 없지만 과장 홍보는 도저히 못참을 지경이다. 

 

알바생은 결국 사장에게 그런식으로 홍보하는 건 일종이 사기니깐 하지말라고 말을 했다. 사장은 자신만의 영업비법이라고 생각한 홍보노하우를 폄하하는 알바생에게 일을 못하겠으면 나가라고 하고 구인광고를 내 버렸다.


위의 이야기는 흔한 사장과 알바생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로 보인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뭘까? 상관이라는 인자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상관이라는 인자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말하는 것이 망한 곳에서 흥하고 흥한 곳에 가면 그것을 망한다는 말이다. 위의 사장과 알바생은 둘다 상관인자를 강하게 쓰는 사람이다. 상관을 쓰는 사람끼리는 말이 잘 통한다. 서로에게 간섭하기 전까지는... 그러니 사장과 알바는 기본 마인드, 정치적 소신, 인류애, 삶의 철학 등이 유사한 면이 많았고, 그래서 시간이 나는대로 서로에게 감명을 주는 많은 대화를 나눠왔다. 사장은 말 그대로 망한 자리에서 성공했다. 게스트하우스 불모지에서 시작해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의 러쉬 속에서도 자신만의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이용해 흔들림 없이 일을 해오고 있다. 알바는 거기에 직원으로 있는 것이다. 흥한 자리가 자기 자리가 아니니 불만이 생기도 트립이 생긴다. 물론 이 알바 역시 다른 망한 자리에 가면 이 사장처럼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다.

 

이 사장이 필자에게 찾아왔다. 일을 더 확장하는 것과 저 알바를 자신의 친동생처럼 생각했고, 후계자로 키울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는데 삐딱선을 타고 나오니 갑자기 보기 싫어 미치겠는 마음과 놓치기 싫은 애틋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필자는 물었다. 혹시 하나를 더 오픈할 생각이 있는지와 가장 매출이 저조한 곳이 많이 낮은지였다. 시장의 방향을 모르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태라 추가 오픈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매출이 낮은 게스트하우스 하나를 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시장상황 때문에 골치란다. 필자가 제안을 한가지 했다. 그 알바생한테 가장 매출이 낮은 게스트하우스를 맡기고 니 마음대로 한번 운영해 보라고 하라고... 잘하면 장기계약으로 팔겠다는 말까지 하라고 했다. 결론은... 이 알바도 지금 여러개의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있다. 사장과 공동투자로... 이게 상관이 가진 힘과 부작용이다. 상관의 또 하나의 문제는 자기가 흥한 걸 자기가 망하게 한다는 점인데... 이들은 계속해서 점장같은 운영자를 발굴, 교육함으로서 그 작용을 막고 있다. 


상관을 쓰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난 좀 편하게.. 고생해서 이루어 놓은거 가지고 즐기면서 살면 안되나요?'

필자의 대답은 명료하다.

'예.. 안됩니다!'

상관을 쓰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아이디어에 매몰되지 말고 자꾸 자신처럼 상관을 쓰는 사람을 발굴하고 자신의 말로 만들어라.^^

 

 

 

인컨설팅 연구소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