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재일교포로 오사카에서 사업을 하고 계신 분의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 내용은 일본의 국운과 방사능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싱가폴과 한국 쪽으로 사업장을 이전하라는 내용이었다.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지만 사업장을 매각하는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픈 상황이라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 비행기에 오르신 거다. 컨설팅 미팅을 마칠 때 즈음 자기 조카 얘기를 꺼냈다. 10년 전 즈음에 사주를 봐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편관운과 진학운, 합격운이 겹친 시기라 상향지원해서 생각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 인사를 제대로 받은 기억이 있다. 그 친구가 지금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데, 서울과 부산의 유명철학관 몇 곳에서 승진운이 들어와서 분명 올 봄에 승진을 한다고 했다는데 승진이 안되서 스트레스가 많다고 다시한번 봐달라는 요청이었다. 다음주 일정상 따로 시간을 내긴 힘들 것 같아서 조카와 바로 통화가 가능한지 알아봐달라고 하니 전화를 연결해 주었다.

 

사주를 뽑아보니 분명 정관운과 인성운이 같이 들어와서 승진이 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물었다. 분명 승진운은 맞는데 승진이 안된 이유를 알고 있냐고, 그랬더니 모르겠다는 것이다. 자긴 승진운이 있다길래 아주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승진이 되지 않아서 실망이 크다는 얘기만을 반복했다.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승진이 되기위한 무슨 조건 같은게 있지 않냐고. 그랬더니 원래 토익점수가 800점이 넘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점수 안넘어도 실적만 좋으면 잘 승진을 하더란 거다. 그래서 공부를 안했냐니깐 자긴 실적이 좋은 편이고 승진운이 들어왔다고 해시험도 안쳤단다. 그래서 확인하라고 했다. 혹시 토익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승진대상이 되는지를. 잠시 후 전화가 왔다. 점수가 안되도 승진은 가능하지만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으면 승진대상에서 아예 제외가 된다는 걸 몰랐었다고...

 

조선시대 문헌들을 보면 지방서원에서 공부하는 선비에게 임금이 어명으로 벼슬자리를 내리는 사례를 꽤 볼 수 있다. 보통 그런 때를 관운이 들어와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공부하지 않고 놀고 있었다면 그런 어명이 내려왔을까? 그건 아니다. 사실 그렇게 어명을 받아서 벼슬자리를 얻었던 선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히 공부만 한게 아니고 지방 선비들 세를 모아서 끊임없이 조정이 하는 일을 질책하는 상서를 올려 임금을 괴롭혔다. 그게 쌓이고 쌓여 그럼 니가 함 일해보라고 벼슬을 내린 것이다. 아무리 관운이 좋다고 해도 그것을 얻기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그냥 시키는 것만 하는 일 많은 머슴살이만 할 뿐 그 관을 누리지 못한다.

 

관이 짱짱하게 박힌 머슴사주를 가진 사람과 관이 하나 떠 있는 관격사주를 가진 사람이 있다. 누가 더 관을 잘 써먹을까? 당연히 관이 하나지만 관이 격을 이룬 사주를 가진 사람이다. 사주에 관이 많으면 일만 많지 큰일을 하지 못한다. 직장생활을 한다면 승진은 안되면서 잡일만 계속하게 되고 직장을 자주 옮기게 된다. 머슴살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관이 많다면 직장생활보다는 오히려 손님을 많이 접하는 자영업을 하는게 낫다. 박봉으로 사장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쫒겨나는 것보다 손님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그 수익을 혼자 독차지 하는게 더 나은 것이다. 관은 직장, 직책, 일이기도 하지만 손님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관이 많은 사람은 몇가지만 주의해서 자영업을 하면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관운 중 편관운이 들어올 때 간혹 의외의 승진이나 진학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위의 조카는 편관운과 정인운을 타고 서울의 사립대에 운좋게 입학했었다. 대학을 합격할 때에 경험한 횡재수에 가까운 편관운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 있기에 승진에서도 횡재수를 바라다 미역국을 먹은 것이다. 이렇게 도박에 가까운 편관운은 오면 너무 좋지만 한번 경험하고 나면 인생을 나태하고 안일하게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편관운 횡재운을 경험한 사람에게 이런 점을 항상 알려주지만 인간이기에 항상 횡재를 먼저 바라더라. 인간이기에...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올초 육아와 약국운영을 걱정하던 엄마 약사분을 컨설팅 해드린 적이 있다. 직접 개업한 약국이었는데 출산 직전까지 일을 하셨고 산후조리 3주후 복귀하셨다고 한다. 약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남편 분이 공부 중이어서 가장의 역할까지 하시는 분이라 더 일에 집착하시는 것이었다. 이제 애가 30개월이 지났다고 한다. 어린이집의 손을 빌려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너무 미안하시단다. 그래서 약국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워야할지 계속 일을 해야할지가 판단이 서지 않아서 사주라도 보자는 생각에 오신 분이다.

 

필자는 저런 상황에서는 판단을 본인에게 맡긴다. 식신과 인성과 재성이 충돌하는 상황이라 필자가 무슨 말을 해준다 해도 본인이 마음 가는 곳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필자가 줄 수 있는 정보는 이런 것이다. 개업한 5년 전에는 식신운으로 출발해 재성운이 따랐는데 작년부터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계속되던 식신운이 끝났기 때문에 본인의 노력으로 재성을 이루는 건 이제 운이 다했다고 보인다. 다만 인성운이 좋게 이어지니 약국을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는 상가가 본인 소유라고 했으니 임대를 해서 임대수익을 얻는게 더 나을 것이다. 그리고 내외분의 돈궁합으로 보면 아내분이 돈을 안가져와야 남편분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임대수익은 줄여서 말해주거나 말 안해주는게 나을 것이다.

 

며칠 전 문자한통이 왔다.

'선생님 잘 지내시죠? 덕분에 요즘 너무 행복하네요. 남편은 말씀해주신대로 그 연구소에 취직 됐구요. 상가는 임대료 잘 들어오고 있어요. 지인의 지인에게 넘겨서 들어보니, 제가 할 때보다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임대료는 꼬박꼬박 들어오니깐 좀 미안하지만 너무 좋네요. 상담드릴게 생겨서요. 예약받는 분한테 문자남겼습니다.^^'

 

부동산운은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 임대운과 매매운. 임대운이 있거나 임대운이 들어온 사람은 말그대로 부동산 임대를 하면 잘된다. 매매운이 있거나 매매운이 들어온 사람은 매매가 잘 이루어진다. 다만 매매운이 있다고 해도 그 매매로 돈을 버는 건 중간에 편재운이나 정재운의 흐름이 좋아야 하며 가만 있는데 팔리는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격을 낮추거나 중계수수료를 더준다거나 하는 등의. 그럼 부동산운이 없는 사람이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됐을까? 임대가 잘되지 않거나, 임대가 됐는데 임대료를 잘 안주거나, 상가에서 인사사고 등이 나서 그 부동산을 그 사건이 잊혀질 때까지 쓸모없이 만들어 버린다. 상가나 주택이 아닌 땅도 부동산운이 없는 사람이 건드리면 옆에 도로가 났는데 땅을 반갈라버리거나, 땅 밑으로 터널이 지나가거나, 옆에 협오시설이 들어서거나 해서 가치가 떨어진다.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팔고 싶은데 팔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운의 여부는 투자 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

 

이 분의 상담내용은 상가로 임대료 수입을 얻어보니 욕심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가를 더 매입해서 임대업을 제대로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얘기였다. 정말 한마디로 딱 짤라 말씀드렸다. 님은 임대운이 들어온거지 임대업 인자가 팔자에 있는 건 아니라서 지금 임대가 잘되는 건 일시적인 거에요. 애 좀 키우고 다시 약사로 컴백하셔야 해요. 싫으시겠지만 평생 돈 벌어야 할 팔자세요.

 

이 분은 앞으로 어떻게 할까? 이 분의 사주를 보면 아마도 말렸지만 상가 두세개를 대출을 끼고 더 매입할 것이다. 그리고 임대를 줄 것이다. 임대운이 지속되는 3년 정도는 이자만 갚으며 넉넉한 생활을 할 것이고 그 운이 끝날 때즈음 원금 상환 압력에 스트레스 받다가 상가가 팔리지 않을테니 그 중 한 상가에 약국을 다시 오픈할 것이다. 다른 상가는 살 때보다 값이 내려갈 것이므로 손해를 보고라도 팔 것이고, 약국을 해서 마이너스 분을 매울 것이다. 지나고 보면 제로썸이 되는 것이다. 사나 사지 않으나 마찬가지인 상태. 부동산운이 팔자에 없는 사람은 그렇게 된다. 이 분이 마이너스가 나지 않는 건 타고난 인성운 때문이지만 그래도 맘 고생은 엄청하셔야 할거다. 내가 그린 시나리오는 이렇다. 이런 말도 당연히 다 해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이 시나리오 대로 갈것이다. 그리고 5년 즈음 후에 다시 연락이 올 것이다. 말을 안들었으니 중간에 상담 신청을 못하는 거다. 그리곤 말한다. 정말 선생님 시나리오랑 똑같네요. 이젠 어째야 할까요..하면서...

 

사주대로 산다는 건 이런 것이기도 하다. 이 분이 모르고 위와 같은 일을 겪는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그말 들어야는데 미쳤지 하면서 빚을 갚아나가는 기분과 왜 이렇지?, 왜 안팔리지?, 임대는 왜 갑자기 안돼지? 하면서 피 같은 돈이 사라져 가는 걸 보는 기분... 그래서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것이다. 

 

'알고 당하면 당할만 하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