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론과 근묘화실
사주명리학을 오래했다는 분들이 음양만큼이나 잘 모르는 부분이 좌표론이다. 좌표론이란 말 그대로 사주팔자 천간 네 자리, 지지 네 자리로 구성된 2행 4열을 하나의 좌표로 본다는 얘기다. 사주팔자를 좌표로 봤을 때 년간, 년주, 월간, 월지, 일간, 일지, 시간, 시지마다 한 사람 인생의 구성요소를 대입해서 그 요소가 어떤 가를 보는 것이 좌표론의 기본이다. 년주를 조상 자리, 월주를 부모, 형제 자리, 일간을 본인, 일지를 배우자, 시주를 자식 자리로 보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에 근묘화실이라고 해서 년주를 뿌리에 해당하는 근, 월주를 줄기에 해당하는 묘, 일주를 꽃에 해당하는 화, 시주를 열매에 해당하는 실로 봐서 인생의 흐름에 따른 중요성과 역할을 부여한다.
보통 좌표론이라고 하면 위에 말한 저기까지가 다라고 생각한다. 읽어보시면 간단하다.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헷갈리는 건 십신을 가지고 와서부터다. 십신을 대입하면 조상 자리에 자식을 의미하는 인성이 가 있을 수 있고, 자식 자리에 부모를 의미하는 재가 가 있을 수도 있다. 헷갈릴 수밖에 없다. 뭐가 맞는지..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어떤 사람은 좌표가 맞고 어떤 사람은 십신이 맞다..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대의 명리학이 이빨이 쌘 사람이 우기면 되는 형태로 변질되었기 때문에 좌표보다는 십신이 더 힘을 강하게 내고 있어서 좌표는 사라지고 십신만 남은 형태가 된 듯 보인다.
옛날 도사님들은 나는 육친은 안 본다.. 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명리학자로 가장 유명한 박도사님에게 필자가 육친을 어떻게 보시는지 물은 적이 있는데.. 갑자로 다 봤는데 그걸 와보노.. 하는 말씀을 들은 적도 있다. 필자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 명리학을 좀 공부했다고 하는 분들도 필자가 육친에 대한 언급 없이 상담하면 마지막 즈음에 이게 엄마 아니냐? 저거 아버지 아니냐.. 하며 자긴 그렇게 배웠다고 말하는 경우를 많이 듣는다. 참고로 필자나 전통 명리학자들은 육친과 십신이 같은 뜻이긴 하지만.. 육친이라고 하면 주로 가족이나 대인 관계를 말하고 십신이라고 하면 식상, 재, 관, 인성, 비겁을 말한다.
또 한 가지 초보 명리학자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는 대운을 좌표로 읽어야 한다는 점을 모른다는 점이다. 보통 대운을 팔자에 대입하는 방법으로 년, 월, 일, 시에 2.5년식 대입하는 일본스러운 방식이나 천간을 4년이나 5년, 지지를 6년이나 5년으로 대입하는 불교스런 방식, 그냥 대운 10년을 내내 작용한다고 보는 전통 사주명리학적인 방식이 있는데..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초보 명리학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끼워 맞추기 좋은 첫 번째나 두 번째 방식을 사용한다. 간단하게 제대로 된 대운 적용 방식을 설명드리면 년주가 초년운이니 10 대운까지를 2개 대운을 초년으로 보는 것이다. 20, 30 대운을 월주로, 40, 50 대운을 일주로, 60, 70 대운을 년주로, 80, 90 대운을 년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좌표로 보면서 관찰하고 통계를 내다보면 자연스럽게 더 디테일하게 대운에 세운을 더해서 보는 방법까지를 익힐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은 본인들이 터득하시기 바란다. 이유는 여기까지 알려주면 팔자와 대운 좌표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할 시간이 줄어들어서 합충형파해가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 부분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음양이니 무언가 맞지 않는다고 여겨진다면 음양적인 치우침을 꼭 확인하셔야 하고 그걸 확인하다 보면 음양의 작용에 대한 디테일도 익힐 수 있게 되실 것이다.
필자가 지장간, 공망, 좌표에 대한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들었던 전통 이론을 알려드리는 이유는 자극적인 결과로 돈만 탐하려는 일부 명리학자나 사이비꾼들에 의해 오도되거나 간과된 전통 사주명리학 지식이 실제로는 여러분들이 진정 익히기를 바라는 사주비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하신다는 분들이 많으셔서 고마워서 드리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참고로 위의 저 간단한 걸 배우기 위해 돈다발 싸들고 오는 사람들에겐 안 알려드렸던 걸 여러분께는 공개하는 것임은 알아주셨으면 한다.^^
by 이동헌 - leedonghe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