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아들이 유급이래요.'
'공부 안 했대요?'
'했는데.. 보통 한 두 명 유급되는데.. 10명이나 유급됐데요.'
'그럼, 재시험 치겠죠.'
'안친대요.'
'그럼 나중에 인턴은 어떻게 뽑으려고?'
'교수가 몸 사린다고 안친데요.'
'의대 교수가 뭐가 무서워서 몸을 사려요?'
'조국 아시죠? 그 사람 딸도 유급 됐거든요. 재시험 쳐서 그 사람 딸이 패스하면 민정수석 딸이라고 구제해줬다는 말 나올까 봐서 재시험 안치고 다 유급이라고 했대요.'
'참.. 뭐.. 이건.. 제가.. 뭐라.... 내년에 잘할 겁니다. 아들...'
이게 팩트다. 그리고 논문... 3장짜리 영어로 된 논문이란다. 필자는 특수 오일 회사를 하고 있다. 미국산 오일인데, 당연히 설명서가 다 영어다. 신제품이 나오면 Technical sheet와 MSDS가 메일로 온다. A4용지로 3장, 6장 정도 되는 영어문서다. 이걸 수입 초기에 영문과 교수나 영어를 아주 잘한다는 교포, 토익강사에게 번역을 맡긴 적이 있다. 일주일 이상 시간을 줘도 도저히 그 한글 번역본으로는 이 제품이 특수 오일인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논문 3장 짜리라도 전문분야 번역이고 학회에 발표하는 수준이라면 내용을 이해하지 않고는 제대로 번역하기 힘들다. 상식적으로.. 내용이 많지 않은 3장짜리 한글 논문을 영어 논문으로 제대로 번역 또는 영작했다면.. 지도교수 다음에 이름 올리는 게 뭐가 잘못됐나? 만약 직접 번역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올렸다면 그건 당연히 문제다. 아니 범죄다. 그런데 누구도 직접 번역하지 않았을 거란 의문은 제시하지 않는다. 정말 논문 제1저자인 게 문제라면 번역을 할 영어실력이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정말 우습게도 현재 언론에서 제시하는 모든 쟁점은 그 딸이 정말 똑똑한 학생이다.. 란 전제 하나면 다 무너진다. 똑똑한데 어떻게 의전 1학년 때 유급됐냐고? 의전은 그 정도의 레벨의 사람들이 간다. 외고나 문과 출신들이 생전 처음 보는 과학이론 수업에서 유급되는 건 의외의 결과는 아니란 말이다. 주변에 의전생 있으면 물어보시라.
그래도 진보라는 사람 딸이 그러면 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노회찬 의원이 돌아가셨을 때 정말... 대한민국은 돈에 대한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서 희생해온 사람이 정치자금이든, 그냥 기부든, 빌렸든, 어쨌든 받았다고 치자. 그게 목숨과 바꿀 만큼 큰 죄인가? 그가 평생을 쌓아온 명예를 무너뜨릴 만큼 큰 죄인가 말이다.
옥에 티가 있어도 그건 옥이다. 왜 티 때문에 옥을 버려야 하는가?
그가 그 돈을 받아서 누군가의 꿈을 짓밟거나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은 것에 비기는 일을 했는가? 설사 그랬다고 해도 그게 죽을 만큼의 큰 죄인가? 그것보다 더 한 죄를 짓고 살아가는 놈들은 뭔가? 이거 강연료야.. 하고 받은 돈이거나 빌려준데서 받은 돈이거나.. 차후에 불법성이 있는 걸 알았다. 그럼 정상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강연을 들은 사람 각각의 이름으로 쪼개서 기부금으로 회계 처리하면 된다. 시기가 지났다고? 그 일당들이 안 해준다고? 언론에서 그걸로 가짜 뉴스를 양산했다고? 그럼 그렇게 말을 하며 끝까지 버티셔야지.. 몇 안 되는 서민의 편에 선.. 평생 약자들을 위해 고생하신 분이 목숨을 버리는 게 말이 되는 얘긴가? 그 나이 먹도록.. 그렇게 큰 인기를 가지고도..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으로 생활하신 분이 말이다.
노무현 이전의 대한민국은 법이 필요 없는 시대였다. 법이 중요한 게 아닌 권력과 가까운가? 아닌가?로 법은 고무줄로 적용되던 때였다. 그런데 고졸 진영시골 촌놈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판사를 하다 변호사로 개업했다. 처음엔 그도 먹고 살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이디어가 출중했고 못할 일이 없었다. 영화 변호인을 보면 그는 부동산 등기, 세무 등 그 당시 다른 변호사들이 하지 않던 일로 돈을 벌었다. 그는 인권변호사 이전엔 지금 드라마에 나오는 가장 잘 나가는 변호사보다 더 많은 돈을 벌던 변호사였다. 이름하여 주류 변호사였다. 그런 돈 잘 버는 주류 변호사가 밥그릇을 내던지며 인권운동을 하고 민주화운동을 했다. 무법자 쿠데타 정권에 그동안 한번도 지켜지지 않아온 법을 내세워 대항한 사람이 노무현이다. 제대로 싸우기 위해 국회의원을 하고 대통령까지 됐다. 그런데 대통령이 돼도 그는 고졸에 무식한 사람으로 불렸다. 그는 능력 있는 변호사였고 인기 있는 국회의원이었으며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국민은 그를 무식한 정치인이라 불렀다. 그놈의 고졸이라는 이유, 금수저, 기득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기득권층과 언론은 그를 그렇게 끝까지 공격했고 머리없이 세뇌된 국민들은 동조했으며 나머지는 침묵했다.
뉴스에서 20대 대학생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꼭 조국의 딸이 안 갔으면 자기가 갔을 것 같은 뉘앙스다. 그런데 그들이 욕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의아하다. 자신의 아버지가 조국이 아니라서 못 갔다고 말한다. 딸의 실력이 아닌 조국 같은 아버지를 가졌기에 자신의 기회를 뺏긴거니깐.. 아버지인 조국이 문제라는 취지다. 그럴듯하다. 그런데 말이다. 만약에 조국 딸이 입학하지 않았다면.. 그 같은 논리로 생각해보면 조국보다 조금 못한 직업과 돈과 능력을 가진 아버지를 둔 학생이 입학하지 않았겠나? 그 인터뷰하는 학생은 그 학생의 논리라면 아버지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조국급으로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더 상식적 아닌가? 조국 딸의 입시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이었고 그 당시 대한민국의 입시제도에 적법한 입시전형을 따랐다. 그때 조국이란 이름으로 검색하면 열심히 정부 욕을 하고 있다. 조국은 이전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가장 위쪽에 이름이 있었다고 들었다. 블랙리스트의 딸이 블랙리스트의 빽으로 부정 입학했다고? 사립대학을 흔들어서 내규를 바꾸면서 특혜를 받았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상식적인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난 생각했다. 아.. 역시.. 조국 딸내미 정도 되니깐 한자리 뺐어 왔구나..라고... 특권층들과의 경쟁에서 이긴 것이지.. 당신네 없는 사람 자리 뺐은 게 아니다. 그 딸이 안 갔다면 내가 또는 내 자식이 갔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당신이 그런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정보와 시간과 돈과 빽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고.. 만약 그게 다 있다면 당신은 특권층이다. 조국 정도에게가 아니면 빼길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그러니 조국이 얼마나 밉겠나?ㅎ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사회 시스템은 이미 고정되고 고립되어 있다. 누구나 학벌을 타파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게 불가능에 가까운 걸 또 누구나가 알고 있다. 고학벌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의 밥그릇을 내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데 무슨 법으로 그걸 뺐겠나? 그들도 국민의 일부이므로 헌법으로 보호받는 것이다. 친일파들을 보라. 친일로 상속받은 땅을 자신의 개인 재산이라고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 보호를 들어 정부와 싸우고 있고 이기고 있다. 법을 바꾸려 해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반성 없는 모태 친일파 후손을 찍어주는 골 빈 사람들이 많으니 바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 아닌가? 친일파들이 헌법을 내세워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면 그게 헌법으로 합헌이라면 법은 그들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서민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땐 힘들겠구나 싶지만 재벌이나 특권층, 친일파가 비싼 로펌 내세워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 관철되겠구나 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럼 정령 이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깰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그 방법은 먼저 특권층에 숨어 있는 진보성향의 사람을 찾아내고 그 사람이 대신 싸울 수 있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 속에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보니 꼭 진보성향의 사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우수한 두뇌로 조기에 발탁되어 성향이 드러나지 않을 때 특권층으로 편입된 사람이라면 그 이후에 성향이 드러나기 때문에 진입장벽 없이 그 속에 들어가 있을 수 있다. 그 속에 있다 보면 다 같은 넘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공산주의적 좌파적 사고다. 다 같은 넘이니 다 같이 일해서 다 같이 분배하자는... 우습게도 좌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새누리 것들과 일베들이 지금 이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조국에게... 조국은 17세에 서울대 법대에 조기 입학했다고 한다. 그리고 30살이 되기 전에 교수가 됐단다. 어느 특권층도 무시할 수 없는 스펙을 가진 좌파 서울대 법대교수다. 그리고 모든 꼴통 언론과 야권과 일베가 입을 모아서 욕을 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지금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이 되려고 한다. 이즈음 되면 국민이 가진 조국에 대한 반감과 꼴통들이 가진 조국에 대한 반감은 이유가 전혀 다를 것 같지 않나? 표면적으로는 조국의 딸이 문제라고 하지만 진짜 문제는 조국이 법무부 장관이 된 후에 자기들의 생존이다. 그리고 그들이 생존을 걱정한다는 건.. 일반 국민과 서민, 특권층이 아닌 사람이 원하는 세상으로 대한민국이 한걸음 다가 간다는 얘기다.
노인네들 카톡에 조국이 최순실보다 더 나쁜 놈이라고 돈단다.
조국을 욕하는 댓글을 달면 한건에 600원을 준단다.
그런 말을 들으니.. 정말 조국이 잘 견뎌내서 법무부 장관이 되셨으면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람 사는 세상에 조금 더 다가가게 만들었으면 한다.
인컨설팅 이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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