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사례보고

AI로 지옥과 천당을 오간 사람을 보다

인컨설팅 2026. 3. 1. 10:18

작년 2025년 8월 초로 기억된다. 미국 서부 명문 대학의 컴퓨터사이언스 계열 석사 졸업을 앞두고 페이스톡으로 상담을 신청한 분이었다. 국내에서 학부를 마치고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 부트캠프에서 1년을 공부해 취업했다가, 더 나은 직장을 위해 미국 유학을 택했다고 했다. 사주를 봐서도 그렇고 상담 후 느낀 바로도 그렇고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입학할 당시만 해도 졸업하면 글로벌 기업에 스카우트되는 게 당연시되었으나, 2025년 초반부터 AI의 코딩 실력이 급상승하면서 프로그래머는 신규 채용이 아니라 해고하는 풍조가 생겨버린 것이다. 그래도 영어가 원활한 사람은 나았으나 이분은 영어 능력이 뛰어나지 못해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고 한탄하고 있었다. 몇 억의 돈을 부모님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해서 온 유학의 결과란 게 이렇게 나올 것으로 보이자 망연자실해 상담을 신청한 것이다.

그런데 사주도 좋았지만, 앞으로의 운도 좋게 흘렀다. 특히 미국에서 계속 있을 수도 있고, 있다면 아주 잘 살아갈 운이었다. 사주가 좋고 운의 흐름이 좋다면 분명 그에 따른 징조가 있기 마련이다. 그 징조란 건 현재의 현실 안에 있는 것인데… 이분은 졸업 후 취업이나 진학을 생각해야 할 현실이기 때문에 그와 관계된 선택 옵션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물었다.

답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래서 다시 물었다. 큰 회사가 아니라도, 교수가 장학금까지 주면서 잡는 건 아니라도 같이 일을 하자고 한다든가, 누군가 취업하기 전까지 도와 달라든가 하는 제안도 없냐고 물었다. 그러자 마지못해 얼굴을 쓸어내리며 하는 대답이… 공동연구 논문을 쓸 때 데이터베이스를 맡은 다른 학과 박사과정의 미국인이 있는데, 프로그래머가 필요하니 취업하기 전까지 자기 랩에서 도와 달라는 말을 했다고 했다. 생활임금 정도의 보수와 비자 연장이 가능해서, 만약 한다면 미국에서 취업하기 전에 유리한 옵션이긴 한데 연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거라 끝나면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어서 마냥 좋은 건 아니라고 했다. 몇 가지를 더 물은 후 그걸 하라고 했다. 그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한 운이었기에 내가 답해줄 수 있는 건 운에 따른 이야기뿐이었고, 그 사람은 그걸 듣기 위해 나에게 상담을 신청한 것이다. 무언가 막막하고, 무언가 아닌 것 같은 상담이 끝나고도 미국에서 들려오는 IT 기업의 프로그래머 해고나 정리 소식에 ‘어찌 잘 버티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며칠 전 그분의 톡이 몇 개 들어와 있었다. 프로그래밍을 도와 달라고 한 박사과정 사람과 창업을 했고, 자신의 취업을 위협했던 바이브 코딩을 이용해 프로그래머 100명이 필요한 일을 혼자 해내며 번 돈으로 빚을 다 청산했고 감사 인사를 전한다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식사와 커피를 대접하고 싶은데 너무 바빠 한국에는 올 수 없다며, 가족과 먹으라고 식사권과 커피 쿠폰을 왕창 함께 보냈다.

바이브 코딩이 뜨면서 마치 밈처럼 컴퓨터 전공자들이 헛짓을 한 것처럼 놀리거나 불쌍해하는 기사나 영상들이 자주 보인다. 최근 클로드 코드로 인해 IT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부터다. 그런 걸 보면 정말 그런 생각을 순진하게 할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그걸 만든 사람도 프로그래머들이고, 그래서 그걸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도 프로그래머와 컴퓨터 전공자다. 그리고 그들이 아주 많은 인원이 할 일을 AI를 이용해서 뚝딱해내고 있다. 위기라고 생각할 사람이 일부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기회인 것이다.

1998년, 한국에 IT 회사가 몇 개 없을 때 프로그래밍을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창업을 했다. 아주 간단한 프로그램만 만들 수 있어도 팔아먹을 수 있는 시대였다. 그래서 생겨난 게 지금도 서비스되는 다음 메일이다. 지금 AI의 등장은 그런 기회의 시대이자 재편의 시대이지 특정 직업군이 사라지는 시대가 아니다. 그래서 이분 외에도 다양한 성공을 거둔 분들의 사례와 감사를 받고 있다.

그러니… ‘나는 AI를 어떻게 써먹어볼까?’ 하면서 기회를 노리시기 바란다.

 


인컨설팅    이 동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