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을 잡은 연기자와 못 잡은 연기자 이야기
지난주에 드라마 제작사에서 캐스팅 디렉터로 일하는 고객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줬다.
예전엔 연기력만 보고 뽑았는데 요즈음엔 다른 걸 더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가 하나였고, 필자가 추천했던 무명 연기자의 얘기가 둘이었다.
요즘 배우 선택에서 연기력 외에 다른 걸 봐야 한다는 건 눈치챈 분들도 있겠지만.. 그 배우의 과거사와 음주 여부다. 이제 논란이 있으면 아웃이 되는 시대여서다.
음주 여부는 현재 술을 마시는 지,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는 건데, 둘 다인 사람이 대부분이니 주변을 수소문하는 방식을 활용한다고 한다. 술버릇이나 잘 어울려 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풍문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음주 관련 문제가 있는 배우와 친하다는 이유로 동류로 취급하기도 한다고 한다.
과거사의 경우는 학폭이나 비슷한 트러블이 있었는가를 보는 것이다. 이미 여러 대학의 연극영화과 전형에서 학생부에 학폭이 기재되어 있으면 감점을 줘서 입학 자체를 막고 있기도 하다.
캐스팅에서는 학폭 이외에도 학폭 논란이 생길 가능성까지 차단하려고 노력하지만 역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분이 자신만의 캐스팅 능력을 높이고자 선택한 것이 사주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미 필자의 유튜브와 리캠프를 통해 강의를 듣고 있었고, 사주로 폭력성이나 대인관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배우가 캐스팅 후보에 오르면, 좀 더 자세하게 조사해서 숨기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그런 건 그냥 <원샷원킬 사람읽기>만 봐도 도움이 될 것이고, 10대 때의 대운과 년운을 비교하면 거의 100% 나올 거라고 조언해 줬더니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단다. 그럼 이미 잘 하시겠네요..라고 말하니 승진했단다.
필자의 강의들이 이렇게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문제들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얘기는 최근 몇 년간 인지도를 확대하며 주연배우의 반열에 오른 여자연기자 이야기였다. 아마도 그 당시 이 디렉터가 필자에게 새로운 플랫폼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라 배우를 찾기 힘들다는 얘기를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플랫폼 쪽에서 연기 경력에 상관없이 오디션을 보라고 해서 신인으로 가야 할 것 같다는 얘기도 했었다. 이유는 톱스타들은 오디션 보라고 하면 대부분 거절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꼭 성공해야 하는 드라마면 필자의 경험상 확 뜰 운의 신인배우를 한 명 캐스팅하는 게 좋다며, 그런 배우를 한 명 추천했었다. 플랫폼 측의 오디션 전에 디렉터를 포함한 제작사가 먼저 보고 판단해야 하니, 필자에게 그 배우와의 미팅을 좀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필자가 개인 상담을 받은 분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잘되고 싶은 열망이 있는 분이라 문자를 먼저 남기고, 하두 답이 없어 전화를 두어 번 하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도 답이 없었다. 제작사와 미팅이라고 먼저 밝히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 캐스팅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라 그냥 같이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어떤 사람인가 보는 게 그 제작사의 방식이었다. 한참 뒤에 다른 일 때문에 전화를 못 받았다는 문자가 왔지만, 초단위로 움직이는 분들과의 미팅이라 이미 버스가 떠난 뒤여서, 고생하는 것 같아서 밥 사주려고 한 거라며 다음을 기약했었다.
그 기억 속에서 지워진 이야기를 디렉터가 다시 꺼낸 것이다. 자신이 사주 공부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이력서나 소개서 등등 생일이 있는 사람들의 사주를 모두 만세력에 넣어보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엄청난 걸 발견했다고 한다.
10일 차이.. 그리고 한 글자 차이... 왼쪽이 현재 대세가 된 연기자고, 오른쪽이 전화를 받지 않은 연기자다. 이 배우분은 내년에 더 잘되겠네요..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이 배우에겐 미안하지만 ‘이런..’하는 아쉬운 마음까지...
디렉터가 물었다. 실제로 사주가 거의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해서 초대박을 쳤는데.. 그 회사가 이 배우를 캐스팅할 운명이었다고 봐도 되냐는 말이었다. 모르긴 해도 그 드라마에 관여된 분들의 사주를 놓고 보면 이 사주와 합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또 물은 것이 오른쪽 분도 지금 잘되어 있냐는 질문이었다. 필자의 답은 ‘아니요. 아마도 운을 놓친 것 같네요.’였다. 이런 대작의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또 물은 건.. 혹시 둘이 모두 오디션을 봤다면 누가 붙을 거 같냐는 말이었다. 필자의 답은 그건 당연히 오른쪽이고.. 아마도 오른쪽 분이 했다면 더 대박 났을 것이라고 답해줬다.
마지막으로 한 디렉터의 질문은 앞으로 캐스팅의 방향이었다.
필자의 답은 남자배우는 ‘키’, 여자배우는 ‘먹성’이었다.
이제 AI시대가 되면 AI는 가장 비현실적이지만, 인간이 갈망하는 것들을 인간에게 현실인 양 보여주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키와 먹성이다. 당연히 키가 크고 멋진 남성과 잘 먹으면서도 날씬한 여성을 말한다.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채우면서도 비주얼적인 면을 유지하는 배우들만 살아남는 시대가 될 것이다는 말이다. 이미 키 190 전후가 안 되는 주연급 남자배우는 캐스팅에서 제외되고 있고, 맛있게 잘 먹는 여자배우가 연기와 예능에서 대세가 되어 있기도 하다.
디렉터의 말을 빌리면 남자배우의 키는 작품의 국제경쟁력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무리 잘생기고 연기를 잘해도 남자는 등빨이 있어야 인기가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드라마의 남자배우들의 키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디렉터와 미팅을 마치고 아쉬움이 남았다. 그때 그 배우에게 한 번 더 전화했어야 했나?
그게 그분의 운 아니었겠나.. 싶다.
인구가 없던 시절엔 자신의 운을 모두 챙겨 먹고 살았지만, 인구가 많아 경쟁하는 시대에는 좋은 운을 두고 나와 같거나 비슷한 사주를 가진 사람들과 경쟁하게 된다. 그래서 사주가 좋고 운이 좋다고 해도 모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가 자주 했던 이 말을 다시 실감하는 미팅이었다.
인컨설팅 이 동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