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토지 보상금 20억이 나오는데 투자할 때 없을까요?'

 

'다음달에 공장 매각대금 들어오는데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말씀해주신대로 다음달에 식당을 넘기기로 했는데, 이제 어디서 해야할까요?'

 

'부모님 재산 정리하고 증여세 내고 남은 돈이 50억 정도인데 어디 묻어 둘까요?'

 

'신규 사업을 해야겠는데 전혀 다른 분야를 하고 싶은데 아는 것도 없고...'

 

'리히터나 앤디워홀의 저평가 작품을 좀 소개받고 싶은데...'

 

'100억 있으니 유망한 곳에 투자 좀 해주세요.'

 

'입주마감하면 200억 정도 잉여금이 남는데 세금때문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번에 한국들어와서 의뢰받은 컨설팅 건들이다. 이런 의뢰를 하시는 분들은 필자의 직접적인 경영간섭을 원하지만 필자는 적합한 투자처에 연결만 해주고 경영에 참여나 직접 참여는 하지 않는다. 또 의뢰인에게 직접적인 투자도 받지 않는다. 이유는 필자의 사견이나 욕심이 들어가버리는 제대로된 컨설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업 하루 이틀하는 것도 아니고... 내 스타일에 돈 넣은 사람들 간섭받으면서 일할 이유도 없고... 내 사주팔자 내가 보고 사업하니 그냥 내돈으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크게 벌리지 않아도 되는 일만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위의 글을 보면 돈이 넘쳐나는게 보인다. 대충보니 600억원? 내 돈이 아니니 쉽게 말할 수 있는 돈이다.ㅎ

 

예전 필자의 아버지는 옷감을 파셨다. 검은색 학생복이 필수일 때 흰색 천을 부산과 마산의 옷감공장에서 사서 대구의 염색공장으로 가져가 검은색으로 염색해서 부산과 서울의 대형시장으로 보내는 방식이었다. 전두환이 교복 자율화하고 폭삭 망하셨다. 친한 친구집은 할아버지가 단무지 공장을 크게 하셔서 부자였는데... 단무지 노란색소가 발암물질이란 뉴스가 나오고 폭삭 망하셨다. 비슷한 시기에 삼양라면 대리점 하는 친구집도 폭삭 망했다. 사업이란게 어디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같은거라 사실 아무리 조심해도 위험하다. 그러니 저 큰 돈을 가지고 있어도 함부로 뭘 하긴 참 힘든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런건 아니지만 저런 의뢰를 하는 사람들은.. 반면 저렇게 두드려가며 투자하기 때문에 큰 변을 당할 가능성은 많이 낮아진다.

 

필자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진 후에 적금과 계를 지속적으로 드셨다. 적금과 계마다 이름이 있었다. 이건 누나 등록금, 저건 새 냉장고, 그건 동생 뭐...이렇게... 필자의 어머니 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분들이 똑같은 돈에다 저러한 목적과 용도에 따른 이름을 붙이고 계신다. 그런데 실제로 돈에는 이러한 이름이 있고 용도가 있다. 그래서 그 이름과 용도에 맞지 않는 곳에 투자를 하면 다 날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의 과거 글 중에 '논 팔아서 한 공부와 소 팔아서 한 공부'의 결과에 차이가 있음을 말하는 글이 있었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로 투자도 어떤 돈을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그래서 합치면 600억이라는 돈이지만 특정 분야에는 10원 한푼 투자를 하면 안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홈쇼핑 방송이 잡혔는데 생산비용을 아끼려면 밴드를 끼는 것보다 직접하는게 유리한데 방법이 없을까요?'

 

'롯데 00점에 새로 입점을 하는데 얼마의 인테리어와 운영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추가 사업장으로 쓸 폐교를 하나 매입해야 하는데 매입비용과 개보수 비용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OEM을 맡겼는데 물량이 많아져 품질관리나 생산비 절감을 위해서라도 공장을 직영했으면 하는데 대략 10억 정도의 돈이 필요합니다.'

 

'국내에 정식수입업체를 통해서 잘 팔리는 건 확인했고, 현지와 가격 차를 고려했을 때 병행수입해서 정식수입업체의 70%만 받아도 300%이상의 마진은 보장할 수 있습니다.'

 

'원래 투자하던 건설사가 자금이 묶여서 대구와 부산은 투자를 못하겠답니다. 20%정도의 투자이익은 행사마다 기록했어요. 엑스코나 벡스코에 입장객수 확인해보시면 바로 나옵니다.'

 

'콜드플레이급으로 매월 데리고 오고 싶은데 공연장소를 마련하려니 선금이 필요합니다.'

 

 

이 건들 역시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의뢰받은 건들이다. 대략 합하면 투자희망액이 200억 정도 된다. 어? 600억 투자할 돈이 있는데 200억 투자받아야 하면 그냥 끝났네..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위의 600억을 투자하려는 누구도 아래 200억원의 사업처에 투자할 분은 안계시다. 이유는 앞에 말한 바로 돈의 용도 때문이다. 그러니 어쩌면 돈에 눈이 있고 용도가 있고 목적이 있는게 아니고 투자하는 사람에 따라 자신이 아는 분야 이외에는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수도 있다. 문화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외국업체의 경우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아시아 쪽에는 가지고 오기 힘든 유명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몇억하는 그림들인데... 그림에 대해 무뇌한인 몇천억 있는 자산가에게 좋은 그림 있는데 한번 시겠습니까? 하고 권하면... 100이면 100.. 옛날에 사기꾼한테 모나리자 그림 샀다가 망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투자를 할 사람들은 이미 돈의 눈 이전에 경험적으로 자신의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할지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투자토양이 척박한 IT분야의 경우 투자를 의뢰하는 기업이 들어오면 미국이나 중국으로 컨택해주지만 더 척박한 국내에서 이뤄지는 문화나 컨텐츠 사업의 경우에는 이들 사업에 경험이 있는 투자자가 많이 없기 때문에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고 필자가 연결해주는데도 한계가 있게 된다. 유명 오케스트라 공연이 외국은 싼데 한국은 비싸단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원래 자국에서 받는 돈에 비행기 운임과 숙박비용을 더하면 그 비용이 비싸단 소리가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책임질 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다 해줘야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에 투자하려는 사람을 설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선지 자금수요는 문화와 IT가 늘어나는데 자금처는 건설과 부동산, 제조에 머물러 있다. 알아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요구하는 사람이 생기기 전까지는 필자도 알아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권해줄 마음이 없다.

그러니 물으시라.. 그것도 가능한지를...ㅎ

 

 

 

인컨설팅 연구소    이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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